2010년 3월 7일 일 흐림
아침에 일어나니 東이 소고기 넣은 미역국을 끓여 놓고 고등어랑 두부 구이도 해서 식탁에 차려 놓았다.
너무 고마워 감격했다. 미역국 맛이 너무 부드러워서 한 그릇이나 먹었다. 고등어도 알맞게 잘 구워져서 밥이 절로 넘어갔다.
생일 선물로 노트북과 핸드백을 받았다. 몇 년 썼던 노트북은 내가 쓰기엔 성능이 아직은 좋은데, 몇 며칠을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인터넷 쇼핑으로 구입한 모양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내 손에 익숙한 물건은 닳고 닳아도 버리지 못하는 성격을 가진 나는 기능이 정지되기 전까지 사용할텐데...
새것의 기능에 익숙하려니 속으로 쬐끔 짜증이 났다. 윈도우 XP를 사용하였는데 새것은 윈도우 비스타라나 뭐라나... 비스타인지 뭔지 손과 눈에 익숙해지기까지는 한 달 정도가 걸리지 않을까?
새 것과 헌 것
똘지에게 새 노트북을 보여 주며 자랑했다.
"아빠가 새 노트북 사줬다."
"어? 엄마 노트북이 더 좋은 것이네? 엄마는 좋겠다."
"그러니? 그럼 내 것이랑 바꿔줄까?"
"아니, 그냥 말해 봤어요. 엄마가 좋은 것 쓰세요."
"이 핸드백도 인터넷으로 아빠가 사 줬다."
"까악? 핸드백이 왜 그렇게 커요?"
"응? 엄마가 책이라든지 무엇을 많이 넣어 다니기 좋으라고 큰 것 사 주셨나 봐."
가격을 묻지 않았더니 슬그머니 값을 말해 주었다. 핸드백은 내가 생각해도 좀 많이 비싸게 준 것 같다.
인터넷으로 모든 것을 구입하는 東과 달리 내 성격은 무엇이든 눈으로 보고 사야 직성이 풀리는데, 선물이라니 그냥 감지덕지 하며 받아야 할 지...
기계치에 가까운 내가 어떤 것을 쓴들 무엇이 더 좋은지 알 수나 있을까나? 컴퓨터에 내장된 수 많은 기능들 중 기껏 워드 정도만 할 줄 아는 실력 밖에 없으니... (東, 고마워요. 컴퓨터 잘 사용하고, 핸드백도 잘 쓸게요.)
똘지가 저녁 다섯 시에 기숙사로 가기 위해 현관문을 열고 마당에 내려서다가
"엄마, 생일 선물."
하더니 볼에다 뽀뽀를 해 주고 떠났다.
세상에서 가장 찐한 선물이 아닐까나?^^ 고마워.
돼지는 메일로 축하해 주었다.
엄마~ 생일?
흐앙
꼭 2년 전의 설렁했던 생일과는 하늘과 땅 차이?
2008년 2월 28일 목 맑음
이런 비극이라니? 오늘 내 생일이다. 그저께까지는 기억했는데, 그만 잊어버렸다. 아침에 미역국도 못 끓여 먹었구나. 낮에 친정 언니와 엄마만이 “아침에 미역국은 제대로 끓여 먹었나?” 하고 전화를 하셨더랬지.
생일날이 별건가? 아무도 기억 못해 주면 어떠하리. 매일 매일이 생일이라고 생각하며 식사 준비를 하는 거다.
(실은 많이 섭섭했다)
교훈 : 그러게 나이 들수록 섭섭한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하려면 식구들 옆구리 자꾸 찔러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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