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2일 토요일 흐리고 오후부터 비
똘이도 오후 5시 20분 비행기로 떠났다. 지난 봄, 저 혼자 여권 만들고 준비하여 학회 참석 및 포스트 발표 위해 떠났다. 지금쯤 태평양 상공을 날아가고 있겠지?
그저께 양지 와서 하룻밤 자고 어제 저녁차로 서울 갔다. 오늘 공항까지 마중 가 준다고 하니, 엄마 아빠 힘든다며 혼자 출국 준비하여 한국을 떠났다.
오후 5시 10분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에 전화를 해 주었다.
기껏 열흘간의 미국행인데, 왜 이렇게 허전할까?
비옷 입고 뒷동산에 앉아서 똘지가 타고가는 비행기가 지나가길 기다리며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늘은 잔뜩 흐리고 게다가 실비가 내려서 비행기 날아가는 것을 못 보았다. 비행기 소리도 놓쳤다. 아니 오후 6시경 비행기 소리를 듣긴 들었지만 똘지가 탄 비행기 소리는 아닌 것 같았다.
이년 전 이맘때 돼지가 난생 처음으로 미국 갔을 때의 일기를 다시 읽어보았다.
2008년 5월 29일 맑음
돼지가 오후 6시 30분 비행기로 떠났다. 지난 겨울, 저 혼자 여권 만들고 비자내고 하더니, 오늘 드디어 떠났다. 비행기가 이륙하기 15분 전인 6시 15분에 전화를 해주었다. 지금쯤 태평양 상공을 날고 있겠구나. 내가 처음 간 선진지 시찰도 시애틀이었는데, 아들도 시애틀을 처음 방문한다니 감회가 새롭다. 내일 오후 2시 30분쯤 도착하겠다. 서울에 혼자 남은 똘지가 매우 허전하겠구나. 보스톤과 그 밖의 도시에서 열리는 학술 발표도 잘하고, 10박 12일이라는 짧은 여정이지만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끼고 와서 더욱 큰 사람으로 거듭 태어나길 이 엄마는 기도할게. 잘 지내고 오렴.
둘째와 채팅하려고 하니 간단명료한 글 한 줄만 도착해 있고. 부재중이었다.
BS Kim흐응 아라뜸 흐응흐응 Byoungsik Kim May 21, 2010 5:13 PM
나도 초간단 메일을 보냈다.
짜싸, 메일 좀 친절하게 보내. 알콩달콩 네 생활을 잘 적어야 엄마가 안궁금하징,
형님이 떠날 때도 비 조금씩 왔는데, 내일까지 종일 온다하네?
거기 날씨는 어때?
센디에고는 언제 가는데?
시애틀에서는 실험실 사람들 만나서 뭐했는데?
차근차근 이야기 해줘이?
안녕,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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