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31일 화요일 흐리다기 비오다가 흐린 날
며칠 동안 소식이 없던 돼지로부터 메일이 와 있었다.
오늘은 초상권 침범 하지 않을 수 없다.
여름의 끝자락 같지 않게 무지무지 더운 지금, 돼지가 보내 온 사진은 에어컨보다 더 시원하니...
(돼지야, 엄마 초상권 침해했다고 고발하지마?ㅋㅋ)
이쁜 돼지야. 자전거 하이킹, 무사히 잘한 것 축하해. 너 어렸을 적, 그때가 여섯 살 때였나? 엄마 외갓집에 데리고 가서 마당에서 세 발 자전거 한 번 타 보게 한 것이 자전거 배운 것 전부였을텐데... 언제 배워서 이렇게 시카고까지 가서 하이킹으로 시카고 시내 구경할 생각을 했지?
신기해. 그리고 장하다.
시애틀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만난 선배들과 함께 올랐다는 시애틀의 레이니어산 중턱에서 폼 잡은 돼지
날씬한 돼지가 보내준 메일
히히
레이니어 산이라고 시애틀에서 날씨 좋은날이면 남쪽으로 보이는 산임ㅇㅇ
백두산보다도 높은 산이지 싶은데
차타고 올라가서 다시 주차하고 등산로 따라 올라갔는데
첨에는 간단한 코스로 돌라고 했는데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_= 엄청 높게까지 올라갔다 왔음 한 세시간동안? =_= 만년설?도 밟고;
돼지야, 엄마가 미안해? 이렇게 또 초상권 침해해서...
혹 이 글 보고 침해가 심하다면 메일로 보내 줘. 얼른 비공개로 할게.
아들 눈치 보며 글 올리는 철 없는 엄마ㅠㅠ
<두빛님의 궁금증에 관한 부연 설명?>
문제제기 : 울 돼지는 왜 제 엄마로부터 돼지라 불리게 되었는가? 돼지와는 100% 거리가 멀게 보이는데...
근거 및 확정 : 돼지하면 첫째 귀엽잖우? 통통하게 살찐 아기돼지.
둘째 뭐든지 잘 먹잖우?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울 돼지는 태어나면서부터 2.2Kg인 쌍동이형보다 무려 900g이나 더 나가는 3.1Kg을 가진 몸무게로 태어났어요. 태어나서 젓가락 같았던 형아의 팔다리, 얼굴과 너무나 대조되어 아들을 첫 대면한 제 엄마의 첫 마디가
"와, 너 돼지이네? 엄마 뱃속에서 형과 같이 나누어 먹지 않고 너 혼자 다 빼앗아 먹었어?"
그런 돼지가 밥 숟가락을 혼자서 쥐고 밥상 앞에 앉고 부터는 또 뭐든지 잘 먹었어요. 대부분 아이들이 싫어하는 시금치, 파, 양파, 콩나물, 김치, 나물 등 뭐든지 가리지 않고......
제 엄마가 처음 불렀던 돼지, 자라면서 아주 고유명사가 되었다우. 돼지라 불러주면 좋아서 방긋방긋 웃던 돼지의 아기 때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돼지 동생 옆에 누워서 엄마를 바라보며 제 발바닥 쥐고 놀던 형아는 아기답지 않게 하도 똘망똘망한 짓을 많이 해서 똘지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전설이 지금까지 죽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형제들이 만 4세까지는 팔, 다리도 보기좋게 통통했더랬어요.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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