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십년 만에 처음 관찰한 파리지옥
2010년 12월 5일 일 흐리다가 맑음
60년대였던가요? 수업 시간에 식충 식물이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진도 없이 설명하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식충 식물을 머리 속에 상상했습니다. 이름마저도 신기하게 여겨졌던 파리지옥, 끈끈이주걱, 벌레잡이 통발이라는 식충식물들, 그 모습이 정말 궁금했습니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 되었다면 그런 궁금증이야 쉽게 풀렸겠지만... 식충 식물이 어떻게 벌레를 잡아 먹는지 궁금해서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언젠가 한번은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몇 십년 지난 요즈음, 그 궁금증을 이제 조금씩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궁금증 푸는데 참으로 오래 걸린 시간^^, 똥구리님이 친구에게 얻은 것을 잘 키워 다시 나에게 나눔해 준 것)
화분을 정리하다가 마침 제 눈에 딱 걸린 벌레가 있었습니다.
'야, 집게벌레, 너. 불쌍하지만 파리 지옥에게 좀 가주어야겠다.'
핀셋으로 잡아서 파리지옥에게 들이밀었습니다.
제가 저렇게 집어 넣은 것 절대 아닙니다.
핀셋으로 잡은 집게벌레를 파리지옥 잎 근처에 살며시 갖다 대었습니다.
잎에 갖다대자마다 움직임 없던 잎이 집게벌레를 순식간에 안으로 감고 닫아버렸어요.
화분 근처에 또 다른 벌레 한 마리가 얼찐거렸습니다.
'아싸~'
평소 같으면 징그러워 펄쩍 뛰며 뒤로 물러났을텐데, 제 손가락은 핀셋을 집어 잽싸게 벌레를 잡고, 머리는 환호를 하잖아요?^^ 쟤 이름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첫번째 먹잇감을 잎에 물고, 두 번째 먹잇감도 감싸버리더군요. 식충 식물이 욕심쟁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금보니 무지무지 겁나는 풍경입니다.
겨울에도 이렇게 조금씩 자라고 있습니다.
벌레를 잡아먹는 모습을 생각하니 새로 자라는 잎이 음흉스럽게 느껴집니다.
파리지옥 잎 끝에 먹잇감을 잡는 부분이 조금씩 만들어져 가고 있어요.
뿌리로는 흙 속의 유기질 양분을 빨아들이고, 잎으로는 단백질을 빨아드리다니, 대단한 식물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다음번에는 파리지옥이 날아다니는 파리를 직접 잡아서 먹는 장면을 포착하여서 찍어보아야겠습니다.
파리지옥 (식물) [── 地獄, Venus's-flytrap]
끈끈이귀개과(─科 Droseraceae)에 속하는 꽃피는 다년생 식물
곤충 및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 독특한 습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디오나이아속(─屬 Dionaea)에 속하는 유일한 식물로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일부 지역이 원산지인데, 축축하고 이끼가 낀 지역에서 흔히 자라고 있다. 식물체는 비늘줄기처럼 생긴 뿌리줄기에서 자라나오며, 키가 20~30㎝인 곧추서는 줄기 끝에 흰색의 작은 꽃이 둥글게 무리지어 핀다.
잎은 길이가 8~15㎝이고 중심선에 경첩 모양으로 달려 있어 2개의 이파리가 거의 원형에 가까운 모양이 된다. 잎가장자리에 가시 같은 톱니가 나 있으며 잎에 곤충이 앉으면 서로 포개져 잡게 되는데, 각 이파리에 3개씩 모두 6개를 가지는 감각모가 압박을 받으면 이러한 작용이 일어난다. 보통 낮에 곤충(먹이)이 이파리를 자극하면 약 1.5초 만에 닫힌다. 잎 표면의 샘[腺]에서 곤충을 소화하는 붉은 수액이 분비되어 잎 전체가 붉은색의 꽃처럼 보인다. 약 10일 동안 곤충을 소화하고 나면 다시 잎이 열리는데 곤충을 3~4마리 잡은 후에는 죽는다. 출처: 브리태니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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