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참, 참, 새해부터 웃기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일주일 전 이야기입니다. 아침 먹고 단지내 중앙정원 주변을 걸으며 운동을 했습니다. 두 바퀴쯤 돌았을까요? 누가 뒤에서 제 허벅지를 툭 치는 겁니다. 깜짝 놀라서 돌아보니 글쎄 흰강아지 두 마리가 어디에서 나타났을까요?그 중 한 마리가 저에게 뛰어올랐나 봐요.
"야, 깜짝 놀랐잖아? 짜쓱, 심심했나?"
강아지들을 한번 쓰다듬어주고 우리 집으로 뛰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무슨 일이?
강아지 두 마리도 내 뒤를 따라 오잖아요? 대문을 여니 나보다 먼저 계단을 뛰어올라 마당까지 들어와서 제 집인냥 싸돌아다니는 것입니다.
"너희집에 가!'
짐짓 고함을 질렀지만, 뭐 꿈쩍도 하지 않고 내 주변을 맴돌며 귀여운 짓을 합니다.
관리실에 가서 물으니 15호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들이라네요. 그 집 주인은 병원장이고, 낮에는 집안에 사람들이 없으니 사람정이 그리웠나 봅니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밤이 되면 제 집에 가서 잠자고 아침이면 우리집으로 옵니다.
일주일째 이렇게 우리집 현관 앞에서 집을 지켜 줍니다.
화단에는 벌써 이렇게 싹눈이 올라오고 있었어요.
튤립?
히야신스? 아무튼 밤이면 영하 십 몇도를 오르내리는 이 추위에도 벌써 세상 밖이 궁금하였나 봐요.
때가 꼬질꼬질한 이 흰돌이, 참 웃겨요.
"너희집에 가!" 하니 고개를 싹 돌려 외면하네요.
'아무리 그래봐라, 난 안가.' 이런 표정으로
'난 여기가 좋아요. 가라고 하지 마세요." 이렇게 외면하다가
"알았어, 우리 집에 얼마든지 있으렴."
손내미니 좋다고 반깁니다.
저희집 쥔장이 저 목걸이에 줄을 매달면 강아지는 우리 집에 오고 싶어 몸살을 할 것 같습니다.
매일 아침, 두 마리 중 한 마리만이 우리 집으로 찾아드는 흰강생이, 사람과 교감을 나누며 충성하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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