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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녹색 장원

겨울정원에 서다

by Asparagus 2011.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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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17일 월 맑음

간밤에 최저로 내려간 바깥 기온이 영하 18도를 가리켰다. 거짓말 같다. 뉴스엔 부산 같은 경우는 96년만이고, 경기도 및 서울 지방은 십년 만의 혹한이라고 하니, 어쩌다 지구 너마저 이렇게 변해가는가?

그렇게 되도록 한 인간들을 탓하기엔 문명은 너무 발전하였다. 탓하는 그 속에 나도 엄연히 끼어들어서 알게모르게 지구온난화에 동참하지 않는가?

 

종이컵 안쓰기

하루 한번씩 샤워하는 버릇, 이틀에 한번씩 하기

이것만 지켜도 지구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한다.

누가 창문을 쳤다. 놀라서 창밖을 보니 닭만한 새 한 마리가 창문 틀에 앉으며 유리창에 부딪친 소리였다. 무슨 새일까? 창문을 소리없이 살짝 열어서 확인하려니 그새 눈치채고 날아가 버렸다.

마당에 나가보았다. 새는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렸고 마당에 하얗게 쌓인 눈만 눈부시다. 소나무 가지 사이를 들락날락하며 부산히 움직이는 작은 새들을 위해서 참깨를 마당에 한주먹 뿌려 주었다.   

 마당에 서서 식물들이 어떻게 이 추위를 견디어나가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영산홍. 큰 잎들은 낙엽되어 다 떨어지고 꽃봉오리를 감싼 어리디어린 잎들이 파랗게 질려(?) 겨울을 나고 있다.

 혹독한 겨울 추위에 맞서 어리디어린 잎들이 촘촘히 모여들어 솔방울 모양으로 겨울을 나는 바위솔

 금무늬사철나무, 눈밭에서도 제 색을 잃지 않고 푸르른 것이 신통하다.

 몇 년간 실내에서만 살았던 무늬 아이비들. 기특하게도 이렇게 영하 날씨에도 살아남았다.

 또 다른 무늬아이비. 얼어붙었는지 살았는지 걱정될 정도이지만, 월동 가능한 것 같다. 다행이다.

 담쟁이들과 경쟁하며 자라는 아이비도 벽을 타고 올라가다가 멈췄다.

 이 아이도 아파트 따뜻한 베란다에서 몇년을 잘 자랐는데, 이젠 이렇게 스스로 월동하며 견디고 있다.

 마지막 잎새-블루베리잎 하나.

 블루베리도 온몸을 빨갛게 물들이고 추운 겨울을 견디고 있다.

 겨울추위를 혹독하게 겪을수록 새봄에 많은 꽃송이를 매달 것이다.

 추위를 잘 견디는 조릿대가 황금색으로 변해버렸다.

 덩굴장미 줄기 끝, 어린 잎이 추위에 사투를 벌이다가 얼어버렸다.

 너도부추. 얼고 또 얼고 마르고 또 말라도 어린 잎들은 파랗게 질린 채 봄이 오길 고대하며...

 난쟁이난? 반질반질 윤이 났던 잎들 대부분 말라버렸지만 그 속에서도 몸부림치듯 견디고 있는 잎들 

 참나무 둥치 아래 심어놓은 오미자. 그 추위에도 새싹 돋을 준비를 하고 있다.

파란 하늘 향해 두 팔 벌린 산사나무가지들, 청명한 겨울 하늘이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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