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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보물 탐사 treasure exploration/약초 산행

자연으로부터 한아름 선물 받았습니다.^^

by Asparagus 2011.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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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좋은 어린이날에 자연으로부터 멋진 선물을 한아름 받았습니다.

어떻게 받았느냐구요?

자연을 두드렸어요.

두드려라, 열릴 것이오, 구하라, 그럼 얻을 것이다.

그 말을 실천한 것입니다. ^^

 

오늘 하루 일과는 이렇게 시작되어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2011년 5월 5일 목 맑음

우리 집에는 어린이가 한 명도 없습니다.ㅠㅠ

어린이가 자라 성인이 되었습니다.

이 좋은 어린이날에 어린이된 성인 부부는 좋아라하며 산행을 했습니다.

새벽 여섯시에 일어나 부랴부랴 준비를 해서 집을 나섰습니다.

집 근처 식당에서 김밥 여덟 줄과 생수를 샀습니다.  영천까지 고속도로를 이용한 후, 영천 화산으로 가는 국도를 달렸습니다.

저 멀리 벌아저씨네 임시 거처가 보입니다. 2000년도부터 2007년까지 공휴일이면 들락날락했던 영천 노고산 입구입니다. 그 후로는 가보고 싶어도 사정이 생겨 갈 수 없었던 여기에 오니 벌통 앞에서 일을 하시던 벌아저씨가 환하게 웃으며 우리 부부를 반겨주었습니다.

"어서 오이소, 와 이래 안보였어요? 보고 싶었어요."

"그러 게요. 우리도 보고 싶었어요."

아저씨는 방에 상을 펼쳐주고 냉장고에서 반찬도 꺼내주며 아침부터 먹으라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벌아저씨 부부랑 우리 부부가 친구된 지 십년이 넘었어요.

"이 깊은 산 속에 웬 멍게젓갈이랑 문어를? 고맙습니다. 잘 먹을 게요."

후식으로 커피와 참외를 먹고나서 신발끈 조여 매고 산을 향했습니다.

산 속 호젓한 풀밭에 샛노란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잎과 줄기 모습

'무슨 꽃?'

집에 와서 식물 공부했습니다. 피곤함에도 이름이 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어요. ^^

얘가 바로 솜방망이, 이름 참 멋있어요. 솜방망이로 한 방 때려 드릴까요?ㅎ

'얘는? 색감이 너무 고와요.'

'잎은 씀바귀 닮았는데?'

'이건 또 무슨 꽃' 반디 지치라고 합니다.

숲 속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이름 모를 어여쁜 꽃들이 많이 피어나서 우리를 반겨줍니다.

 

색감 너무 곱습니다.

땅을 자세히 보세요. 대박입니다. 대형 더덕이 누워 있어요.^^

산 속은 온통 더덕더덕 더덕들이 벌써 나무 위로 줄을 감고 올라가고 있었어요.

십 여분만에 한움큼 캤습니다.

대형 더덕과 보통 더덕,

제 새끼 손가락과 굵기를 비교해 보았어요.^^

 

숲 속에 앉아 더덕을 캐며 말했습니다.

'더덕들아, 미안하데이'

어느덧 점심 시간, 숲 속 그늘에 앉아 김밥을 먹었습니다. 기분이 너무 좋아서 김밥이 잘 넘어가지 않았어요.

지난 가을에 떨어진 낙엽이 침대처럼 푹신합니다.

숲 속의 숲 속에서 올려다본 하늘

점심을 먹고 산 속에서 식물 이름을 불렀습니다.

"지치야, 지치야, 너 어디 있니? 난 오늘 널 꼭 만나고 싶어. 네 모습 꼭 보여 줘."

지치를 부르며 산 속을 헤맨지 삼십여 분만에 거짓말처럼 지치가 눈 앞에 나타났습니다.

아니, 東이 먼저 발견해놓고 나를 불렀습니다.

"얼른 이리로 와서 사진 찍지? 찍기 귀찮으면 그냥 캔다."

이렇게 말하여서 쏜살같이 달려가서 찍었습니다.

지치 잎이 오늘따라 더욱 어여쁘게 여겨집니다.

지치 뿌리, 생각보다 가늘었습니다. 묵은 뿌리는 상당히 굵었습니다만 스스로 영양을 소모했는지, 썩고 빈껍질만 남겨져 있었습니다.

한 뿌리 캐면 주변을 자세히 관찰해야 해요. 역시 짐작이 맞았습니다. 반경 5M 이내에서 열 뿌리나 캤습니다. 옛날에는 지치가 흔해서 옷의 물감 대용으로도 썼다는데, 지치의 약효가 알려진 지금은 산삼만큼이나 귀한 소중한 식물자원이 되었어요.

지난 해 맺힌 씨앗이 아직도 마른 줄기에 붙어 있었어요. 낙엽진 가을에는 씨앗이 하얗게 달린 마른 줄기를 보고 지치를 찾아다녀요.

여기도 지치

저기도 지치. 왼쪽은 용담입니다.

지치를 캐다가 지쳐 버릴 뻔했습니다.

이렇게 팔 보다 긴 지치를 난생 처음 캐보았으니까요. 정말 굵고 길지요? 마치 뱀 같아요.

지치를 지치도록 캤으니 이젠 다른 작물로 눈을 돌렸습니다.

산 속을 싸돌아다니며 어여쁘게 피어난 식물들을 감상하며 한 포기씩 채집했습니다.

키가 자그마한 얘의 이름은?

오랜만에 산속에 왔더니 그동안 공부했던 식물 이름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ㅠㅠ

 

참취나물 한 봉투 뜯고, 고사리 한 봉투 꺾어서 하산했습니다.

참 좋은 어린이날, 어린이보다 더 행복하게 보내어서 전국 어린이들에게 맘 속으로 미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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