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건조기로 고추 말리기
7월 중순부터 내린 비가 8월 중순까지 내렸으니 텃밭에 심어놓은 고추가 뿌리째 죽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다. 비가 그렇게 오는 와중에도 고추는 때가 되니 붉게 물들었다. 한 개, 두 개씩 따서 모아놓으니 양이 제법 되었다.
앞 집 아줌마가
"붉은 고추는 말릴 생각도 하지 마세요. 이 날씨에 말리면 다 물러지니 그냥 냉동실에 넣어놓았다가 나중에 반찬 할 때 활용하면 최고여요."
하고 보관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냉동실에 넣으려니 양이 많고, 말리려니 물러터질 것 같고... 언젠가 홈쇼핑에서 식품건조기 선전하는 것을 본 기억이 났다. 東에게 말하니 즉석에서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구입해 주었다.
70도에 맞추어서 8시간 건조시키기. 8단 건조기에 고추를 절반씩 갈라서도 넣어보고 그냥도 넣어보았다.
김치 냉장고에 들어있던 살구, 두 달이 지났는데도 색깔 하나 안변하고 싱싱하게 그냥 있었다. 살구도 절반 잘라서 펼쳐놓고...
물오징어 일곱 마리도 배를 갈라서 펼쳐 놓았다. 피데기 오징어를 만들려고 했는데, 너무 말라버렸다.
이렇게 말린 고추, 양이 얼만큼 되나 저울로 달아보았다.
800g이 조금 넘었다.
양이 조금이지만 식품 건조기로 말린 고추가 그렇게 어여쁘게 보일 수가 없다.
말 그대로 농약 한 번 치지 않은 완전 무공해이니...
앞으로 가을까지 고추를 더 따면 이것보다 더 많이 말릴 수 있을까?
지난 달 8월 25일 용인장에 갔다가 건고추 시세를 물어보았다. 한 근에 22.000원이라고 했다.
올 여름에 고추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이유가 있다. 오랜 비, 잦은 비로 인해 고추밭에 탄저병이 만연했기 때문이다. 고추가 금추라는 말이 나올만도 하다.
東이
"건조기 살 가격으로 말린 고추를 구입하면 7근은 사겠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고 했지만, 건조기 덕분에 홍고추를 즉시에 잘 말릴 수 있었고, 이리 저리 잘만 활용하면 다양한 건조식품을 만들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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