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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5일 일 맑음
텃밭에 씨앗도 뿌려야 하고, 모종도 만들어야 하고, 마당의 잡초도 뽑아야 하고, 화단의 꽃들도 심어야 하고....문득 귀찮은 생각이 잠시 든다. 그렇지만 겨울을 보내고 저리도 눈부시게 올라오는 초록이들을 바라보니 이 봄에 다시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
텃밭으로 일하러 가기 전에 화단의 꽃들과 잠시 눈맞춰 주었다.
할미꽃 한 송이 먼저 피어나 인사한다.
'할미꽃 아가씨야, 너 올해도 이쁘게 피어났구나. 반가워.'
할미꽃 너머로 빨간 작약 새싹이 돋고 있다.
작약꽃 주변으로 제비꽃들이 완전히 점령하였네?
'너, 꽃만 피워봐라. 나에게 잡히어 전부 제비꽃차 만들어 버릴테다.'
처녀치마, 묵은 처녀잎 사이로 새잎이 소복소복 돋고 있다.
다 같은 다년생 야생화인데, 누구에겐 할미꽃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누구에겐 늙어도 처녀치마라니...
식물들이 우리 사람말을 못알아듣겠지?
만약 알아들었다면 할미꽃은 얼마나 섭섭할까?
처녀치마는 잎이 낙엽들어도 처녀치마라니 늘 행복할까?
봄맞이 씨앗 들어내고, 알뿌리 마당으로 옮겨놓다가 문득 봄 새싹에 취해서 호미 자루 마당에 내던지고 이렇게 글쓰며 잠시 휴식을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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