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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자급 자족

자급자족 무공해 식품 - 6. 느릅나뭇잎 밥과 자연 담은 김밥말이

by Asparagus 2012.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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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마당에 심겨진 느릅나뭇잎 새순이 알맞게 부풀어 올랐습니다. 東에게 여리디 여린 잎을 훑어 달라고 했습니다. 사다리를 나무 곁에 세우고 올라가며 한 마디 합니다.

"이렇게 어린 것을 훑어라고 하니 훑어준다마는... 쯧쯧!"

"히~ 뭐, 그래도 이때 안훑으면 못먹잖우? 일 년에 한 번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 때맞춰 잘 챙겨줘야 나무도 더 잘자란다우."

어린잎을 훑으라고 한 나 자신이 부끄러워서 변명 아닌 변명을 하고 훑어준 느릅나뭇잎을 깨끗이 씻어 소쿠리에 담아 물기를 뺍니다.

쌀을 씻어 밥솥에 안친 후, 느릅나뭇잎을 쌀 위에 올리고 취사를 누릅니다.

느릅나뭇잎 밥이 다 되면 주걱으로 잘 섞어줍니다.

 

저희 집 마당에 느릅나무가 있기에 느릅나무 효능에 관한 공부를 하다 보니 새싹이 날 때 그 잎으로 밥을 지어먹었다는 옛날 어른들의 말을 듣고 시도한 지 사 년째입니다. 양념장에 비벼 먹거나 된장찌개랑 먹으면 밥맛이 좋습니다. 일 년에 한두 번 맛볼 수 있는 별미입니다.

 

오늘은 느릅나뭇잎으로 지은 밥과 자연산 야채로 김밥말이를 해보았습니다.

들어간 재료들 - 자연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채취했습니다.

▶ 앞마당에서 키우는 나무

1. 느릅나무 새순

2. 엄나무 새순

▶ 뒷마당에서 키우는 야채

1. 참나물

2. 곰취

3. 우엉잎(토종)

4. 시금치 

▶ 뒷동산에서 키우는 나무

1. 두릅나무 새순

▶ 뒷동산에서 키우는 산나물

1. 잔대 새순

▶ 구입한 것

1. 계란 2개

2. 김 열 장

3, 불고기용 소고기

4. 어묵

5. 김밥용 소시지

 다음 주 수요일, 논문 발표가 있다고 작은 녀석은 집에 오지 않았어요. 기숙사에 가서 먹어라고 도시락 싸서 큰 녀석 손에 쥐어 보냈습니다. 보내고 나니 또 마음이 허전해졌습니다. 마당에 앉아서 이리 불쑥 저리 불쑥 자라는 제비꽃을 쥐어뜯었습니다.

 

 제비꽃이 두 종류입니다.

東과 함께 저녁 먹자고 차린 식탁이 식탁인지, 꽃밭인지.....^^

허전한 마음을 공연히 죄 없는 꽃에게 하소연하였습니다.

김밥 위에 제비꽃 놓지마라는 것을

"뭐 어때, 이쁜 꽃밭에 앉아서 먹는 것 같지 않아요?"

하며 기어코 얹어주었더니...

어깃장 놓느라고?

東이 '김밥 맛있다.' 소리는 않고, 김밥과 함께 먹던 알타리 '총각무 김치가 너무 맛있다.'라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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