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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고운 마음

이런 멋진 선물 받은 분 나오세요.

by Asparagus 2012.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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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요. 저요. 제가 받았어요."

 

토요일 점심때, 화단 앞에 쪼그리고 앉아 꽃모종을 심고 있는데 택배 기사가 상자를 주고 갔습니다.

전라도에 살고 있는 똥구리님이 또 무엇을 잔뜩 챙겨보내주었어요.

마당에 호미자루 내던지고 상자를 개봉했습니다.

 '뭡니까? 이 모습이?'

 ㅎㅎ 장화 신고(뱀 나올까봐, 아직 한번도 일하는데 나온 적이 없지만 예방차원에서 꼭 신어요. ^^). 이쁜 모자 쓰고 찰칵한 제 모습입니다.

 

참, 제 모습 본 김에 이 글과 관계없는 자랑 한 가지 할게요.

제 배 한번 보세요.^^

3월 하순부터 지금까지 제가 기른 야채랑 화단에 절로 나는 식용가능한 식물(잡초)들을 조금씩 꾸준히 먹었습니다. 물론 가끔가다 육식도 합니다. 우유는 기본으로 먹구요. 계란은 며칠마다 한 개씩 정도...

 

이런 놀라운 일이?

몸무게는 4kg빠졌구요.  허리 사이즈가 무려 3인치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지금 제가 입고 있는 바지가 평소에 입던 30인치입니다. 그런데 제 주먹 두 개가 들어가고도 헐렁헐렁하니 지금 저런 이상한 배모습이래요.^^ 꿈의 사이즈 27인치, 놀랍지 않습니까?  

 어여쁜 분홍색. 이걸 끼고 바깥 일을 하면 여름에 팔뚝의 기미를 방지해주는 필수품인 토시입니다.

 봉지에 든 것은 무엇일까요? 하나하나 검색에 들어갑니다.^^

상자를 열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뜨인 것이 바로 좀전에 제가 썼던 분홍 모자였어요. 상자에서 모자를 제일 먼저 꺼내어 쓰고 제 모습 비친 유리창 앞에서 셀카를 한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 분홍토시를 팔에 끼고 꽃모종을 마저 심고 집안으로 들어와서 봉지 하나하나를 끌렀습니다. (토시를 씻고, 끼고 하라고 두 벌씩이나 챙겨보냈군요? 고맙습니다.)

'어머? 똥구리 서방님이 힘들게 목련꽃 따신 것, 아드님이랑 꽃잎 하나 하나 떼어내어서 정성껏 말린, 이것 이렇게 앉아서 받기 정말 미안한 것인데?' 

 종잇장처럼 얆게 썰어서 말린 무말랭이

 애호박 썰어서 말린 애호박고지

 효소인 줄 알고 병째 들고 맛보다가 깜짝 놀란 이것의 정체는? 멸치액젓이었어요.

 그리고 귀한 햇된장입니다. 당장 뒤안으로 달려가서 쌈채소들을 뜯어와서 생된장이랑 먹었어요.

 처음엔 깻잎인 줄 알았는데, 잎 모습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뭐지?'

 맛이 아주 좋았고, 약간 한약 냄새도 났습니다.

 '아, 맞다. 두충나무 잎이다. 두충나무 잎으로 장아찌도 담그는구나.'

똥구리님, 이름 안가르쳐 주어도 전 두충나무를 알고 있어요.^^

두충나무의 효능이 하도 좋아서 십 이년 전에 근무했던 학교 화단에 두충나무 삽목을 해서 심어놓았더랬어요. 지금은 아름드리로 자라고 있을 거여요.

 

---------------으, 자칭 안다이 박사? 부끄러워라.^^;;

똥구리님이 댓글로 땅두릅나무잎이라고 하네요?

두충나무 잎과 어찌 그리 닮았는지?ㅋㅋ

독활(땅두릅나무)도 장아찌 담으니 약초 냄새가 쏠쏠나는군요?

 점심 식사 후, 목련차를 마셨습니다.

 펄펄 끓인 물을 찻잔에 붓고 목련잎 서너 장을 넣자마자 색이 노랗게 우려나며 목련향이 코를 간지릅니다.

 찻잔에서 풍겨나오는 목련향과 함께 행복한 주말 오후를 보내었습니다.

식탁 유리에 비친 은방울꽃 향기가 목련 향기에 놀라서 도망가버렸대요.^^

 

똥구리님,

바쁘신 와중에 이렇게 일일이 챙겨주신 뜻밖의 멋진 선물. 고맙습니다.

보내주신 이 많은 선물, 적재적소에 잘 쓰고, 잘 입고, 잘 먹고, 잘 마실 게요.

늘 건강하세요.

 

* 이 글 읽으신 분은 손가락 좀 쿡쿡 눌러주시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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