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민족이라고 불리웠던 우리나라 사람들. 구한말까지 우리 나라 백성들 대부분이 흰옷을 입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때, 선생님으로부터 그 이야기를 들으며 늘 궁금했습니다.
'왜 우리 나라 백성들은 흰옷을 입었을까? 때도 잘 타고 빨래하려면 비누도 많이 들텐데...'
물론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그 이유를 명확히 알아낸 것은 아닙니다. 팔도강산 흰색으로 옷을 입은 사람들을 본 외국인 눈에는 그런 풍경이 신기하게 여겨지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 당시 외국인이 찍었다는 우리 나라 사람들의 일상 생활 사진을 잠시 빌려왔습니다.(출처:인터넷 검색)
1914년 남대문 주위 풍경 - 흰옷을 입은 여름 풍경
1904년 어린학생들(초등1학년 정도?) - 흰옷을 입은 여름 풍경
연자매 돌리는 아저씨와 아주머니들 - 흰옷을 입은 여름 풍경
인천일어학교 - 흰 두루마기 입은 모습
토담 쌓고 있는 일꾼들 - 흰옷을 입고 일하는 여름
위 사진 설명에서 계절은 제가 임의 추측했습니다. 여름 일 수도 가을 일 수도 있겠지요?
장 보러 갈때도, 서당에 다닐 때도, 가사일하거니 노동일 할 때도... 어디서건 남녀노소 대부분 흰옷 일색입니다.
왜 이렇게 전국민이 흰옷을 고수했을까요? 인터넷 검색에서 박남일님이 쓴 글을 잠시 빌려왔습니다.
우리는 왜 백의민족인가… ‘잿물’ 때문이라고? - 글쓴이 : 박남일 한민족을 ‘백의민족’이라고 부른다. 흰옷을 ‘즐겨’ 입었기 때문이다. 한민족은 수천 년 동안 한민족이 흰옷과 함께 하면서, 고유하고 독특한 민족정서를 형성해왔다. ‘삼국지위지’에 ‘부여 사람들이 흰색을 숭상하여, 큰 소매 달린 흰색 도포와 바지를 입었다’고 하고, 당나라 역사책 ‘북사’에도 삼국시대 사람들이 흰옷을 숭상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흰옷에 대한 ‘탄압’은 조선 말기에도 이어졌다. 1894년 갑오개혁 무렵에 개화파들은 색깔 있는 옷을 장려하였다. 한스러운 상복을 벗어 던지고 새롭게 ‘글로벌 시대’를 열어가자는 뜻이었을까. 그러던 1906년에는 아예 흰옷을 못 입게 하는 법령이 공포됐다. 하지만 통치자들의 의도는 관철되지 않았다. 백성들은 흰옷을 벗고 싶어도 마땅히 갈아입을 색깔 옷이 없었다. 그래서 백성들은 번번이 백의금지령에 콧방귀를 뀌어버렸다. 더불어 일제강점기에는 흰옷이 항일정신의 상징처럼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흰옷은 8·15광복 이전까지도 고수됐다. 그러면, 한민족은 왜 흰옷을 입게 됐을까? 그리고 왜 수천 년간 흰옷을 지켜온 것일까? 세간의 농담처럼, 염료와 염색기술이 부족해서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대 한반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특별히 뒤떨어졌다는 증거는 없다. 또 민족성이 순수해서 흰옷을 즐겨 입었다고도 한다. 하지만 그 기준으로 보면 ‘누드’족이야말로 가장 순수하고 투명할 터다. 근대 일본의 동양사학자인 도리야마 기이치(鳥山喜一)는, 몽골 침략으로 나라가 망한 고려인들이 조의를 표하기 위해 흰옷을 입기 시작했다고 하였다. ‘삼국지위지’ 등의 역사기록이 없었다면 우리는 그에게 깜빡 속을 뻔했다. 또 다른 일본인 민예학자 야나기 무네요시는, 주변국의 오랜 침략으로 한이 맺힌 조선인이 상복을 일상복으로 입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 또한 추측일 뿐이다. 한편, 민속학자 최남선은, 태양을 상징하는 흰빛을 신성하게 여겨 한민족이 흰옷을 자랑삼아 입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해를 숭배하는 원시적 신앙이 흰 빛을 좋아하게 했다는 설이다. 그런데 흰색 신앙은 북방아시아계 민족의 일반적 경향이라고 한다. 북방민족의 원류인 몽골이야말로 ‘흰색에서 시작하여 흰색으로 끝나는’ 나라다. 그들이야말로 원조 ‘백의민족’인 셈이다. 고구려 고분 벽화에, 소의 머리를 하고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농사의 신’이 나오는 것을 보아도 그렇다. 하지만 흰색에 대한 신앙과 관념은 흰옷의 기원이 될지언정, 수천 년간 흰옷을 지켜온 이유를 온전히 설명하지는 못한다. 거기에는 뭔가 현실적인 이유가 있음직하다. 최근에 한 문화사학자는 그 이유를 ‘잿물’에서 찾는다. ‘잿물’은 볏짚이나 콩깍지 등을 태운 재를 물에 담가 그 웃물을 뜬 것으로, 천연 알칼리성 용액이다. 일찍이 한민족은 이 잿물에 빨래를 삶아 살균과 표백을 하는 세탁방법을 널리 이용함으로써 흰옷을 늘 하얗게 유지·관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잿물은 뻣뻣한 무명옷을 하얗고 유연하게 만들어준다. 논밭에서 일하는 동안 흙물에 범벅이 된 옷도 잿물에 한번 삶아내기만 하면 눈부시게 하얀 진솔옷으로 거듭난다. 잿물이 있는 한 백의민족의 입성은 늘 하얗게 빛날 수 있었다. 사실 우리가 백의민족인 이유를 한 가지로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그 이유가 한(恨) 때문은 아니다. 흰색에 대한 신앙 때문만도 아니다. 통상의 관념과는 달리, 한민족에게 흰옷은 오히려 손질하기 쉽고 위생적인 옷이었다. 그런 현실의 편리함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굳이 ‘색깔 있는’ 민족이 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
저는 위의 박남일님이 쓴 글에다 한 가지 추리를 더하고 싶습니다.
우리 나라 국민들은 정말로 머리가 우수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흰옷과 두되 우수함이 어떻게 연관되느냐고요?
바로 여름이면 득시글대는 모기나 해충 방지로 흰옷을 입은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유추해봅니다. 지금처럼 살충제도 없고, 모기나 벌레 물린데 바르는 물파스도 없던 그 시절. 여름이면 쑥 등을 태워 그 연기로 모기나 날벌레를 퇴치하였습니다.
한번 물리면 온몸이 가렵고 부풀어오르는 경험, 단 한번도 겪지않은 분은 없겠지요? 요즘 야외 활동이 많으니 모기퇴치제나 살충제가 불티나게 팔릴 것 같습니다.
저는 특히 다른 이들보다 모기에 더 많이 깨물립니다. 사람들은 모기가 좋아하는 유형이 따로 있다고 하더군요? - 피가 달아서 모기가 좋아하기 때문이다. 모기가 좋아하는 향기? 땀을 많이 흘려서 그렇다. 지저분한 사람을 모기가 좋아한다. 등등-
전부 비과학적인 근거없는 말들입니다. 모기는 어쨌건 사람이나 동물 피를 먹어야 종족을 보존할 수 있으니 기를 쓰고 사람에게 덤벼드는 것입니다.
모기가 가장 싫어하는 색이 바로 흰색이라는 것을 제가 요즘 체험으로 알았습니다. 그동안 텔레비전 방송에서, 각종 언론 매체에서 수없이 밝은 색을 입으면 모기에 덜 깨물린다고 하긴 했지만, '그런가보다'라고만 생각했지, 실제로 밝은 옷으로 갈아입지는 않았거든요?
올해 때이른 무더위가 빨리도 찾아오는 바람에 우연히, 아주 우연히 흰옷을 입었습니다. 유행 지났다고 버리려던 남편의 흰와이셔츠를 입고 뒷마당의 풀을 뽑았습니다. 열심히 일해도 모기가 곁에 오지 않는 거여요.
'어? 신기하네? 오늘따라 모기가 다 나들이 갔나?'
이렇게 생각하며 풀을 뽑는데, 곁에 있는 東이
"이 넘의 모기 등쌀에 풀도 못 뽑겠다. 그만 집안으로 들어가자."
이러는 겁니다.
"네? 모기요? 전 모기에 안깨물렸는데요?"
그리고 가뭄 해갈에 큰 도움 준 단비가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오후까지 듬뿍 듬뿍 내렸습니다. 비가 그치자마자 마당에 나가서 쓰러진 화초들을 세워주고, 풀도 뽑았습니다. 당연히 흰옷을 입었겠지요?
비 오고 난 뒤 모기떼들의 출몰, 그거 장난 아닙니다. 흰 옷 입으라는 제 말 듣지 않고 늘 입던 회색 스포츠 티셔츠를 입은 東은 달려드는 모기에게 헌혈을 할 동안, 저는 단 한 방도 쏘이지 않았습니다.
여름이면 제 피를 제일 좋아하던 모기들이 어떻게 저에게 한 마리도 오지 않는단 말입니까?
그 해답은 바로 "모기는 흰색을 아주, 극도로 싫어한다." 아니겠습니까?
우리 나라 옛 조상들은 그런 삶의 지혜를 깨쳐서 흰옷을 입었던 것이 아닐까요?
앞으로 여름이면 살충제 뿌리고 모기 기피제 약을 바르는 대신 흰 옷을 입기 캠페인을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합니다.
모기는 흰색을 기피하므로 여름에는 반드시 긴 팔 흰옷을 입읍시다. 모기에게 물릴 염려가 없습니다.
더구나 흰색은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여름의 필수 색깔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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