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바다 건너 우리나라에 오는 식물들 종류도 아주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건너온 외래 식물들 중 고구마와 감자가 효자 노릇하고 있듯이 야콘, 아피오스, 초석잠 등도 앞으로는 국민 건강에 일조하는 식물이 될 것 같습니다.
삼년전, 직장 동료에게서 초석잠이라는 뿌리를 아주 조금 얻었습니다. 어느 분들은 초석잠이 아니고 택란이라고 하기도... 제가 알고 있는 택란은 뿌리가 누에 닮은 초석잠과는 전혀 닮지 않았습니다. 택란은 실뿌리입니다. (식물 이름 공부하기 참 힘이 듭니다. 이 세상 수많은 식물 이름 어떻게 다 알아맞히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혹 잘못 불러주었거나 틀리면 바른 이름 알아내는 즉시 다시 정정하겠습니다.^^)
뒷마당에 손바닥만큼 심어놓은 초석잠 밭을 헤집었습니다. 자상부의 줄기는 말라 죽어버리고 뿌리로 월동하는 초석잠을 호미로 파내었습니다. 한끼 먹을 분량입니다.
삼년동안 뿌리가 세 배나 통통하게 자랐습니다.
흙 묻은 뿌리를 깨끗이 씻고 손질하여 도라지 고추장 무침 하듯이 조리해보았습니다.
초석잠 뿌리를 씻어서 맛보면 처음엔 단맛이 나고 끝부분에 가서는 약간 쓴맛이 납니다.
고추장과 물엿, 참기름, 소금, 마늘, 깨소금 등등으로 버무렸더니 쓴맛이 감쪽같이 사라져서 참 신기하게 느껴져요.
초석잠 뿌리 아래 초록 잎사귀 보이지요? 이게 바로 전국을 무대로 주름잡고 있는 외래종 잡초 중의 상잡초입니다. 화단에도 밭에도 정신없이 돋아나는 밉고도 미운 개망초입니다. 여름, 가을에 떨어진 씨앗이 발아되어 방석처럼 펑퍼짐하게 퍼진 로젯 모양으로 월동합니다.
그런데 이 개망초도 식용이라는 것을 알긴 알았지만,
'먹을 게 없나? 별 것 다 뜯어먹네?"
하였던 제가 오늘은 개망초를 조금 뜯었습니다.
이유는 무공해로 키운 배추밭에서 배추 먹을 영양분을 빼앗아 먹고 자란 개망초라 생각하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뜯었습니다.
실뿌리를 잘라내고 깨끗이 씻었습니다. 팔팔 끓는 물에 데쳐내어 찬물에 한번 씻은 다음 반찬을 만들었어요. 간장 조금, 흑임자 깨소금 조금, 참기름 조금, 마늘 다진 것 조금 넣고 조물조물 무쳤습니다.
우와, 이 초겨울에 어울리는 초록나물이었습니다.
맛은 약간 쌉싸름하면서 산나물맛이 났습니다.
로젯 모양으로 땅에 딱 달라붙어서 자라는 개망초 나물은 각종 미네랄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건강식단이라고 합니다. 오염되지 않은 곳에서 자라는 개망초, 자기만 부지런하면 내년 봄까지 뜯어 먹을 수 있는 식물 자원입니다.
한번도 먹어보지 않은 이상한 식재료-초석잠, 개망초나물-로 어제 저녁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간밤에 배가 약간 (살살) 아팠어요. 처음 먹어본 것이어서 그런가봅니다. 내년에는 물기가 많은 뒷동산 한 자락에 초석잠 뿌리를 옮겨 심어서 세를 불려보아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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