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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탐사 culinary exploration/요리 시간

호박 조청 만들기

by Asparagus 2012.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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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지은 호박과 보리를 직접 싹틔워 만든 엿기름으로 조청 만들기 도전을 했다. 이틀동안 호박 조청 만드는 방법을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내어 공부했다.

 

결론은 뭐니뭐니 해도 백문이 불여일견, 백번 듣는 것보다 직접 한번 보는 것이 배움의 왕도이다. 내가 아무리 인터넷으로 남이 해 놓은 것을 읽고 내 머리 속으로 소화시켰다한들 제대로 된 방법(숙달된 요리하는 자들의 노하우)을 잘 숙지하지 못해 혼자 응용하여 만들었는데 절반의 성공으로 끝이 났다.ㅡ.ㅡ

냄비에 단호박 말린 것(한 개 분량)과 껍질 벗긴 호박 한 개를 썰어넣고 한 시간 동안 푹 삶았다. 삶은 호박을 핸드 블랜드로 갈았다.

엿기름에 물을 붓고 잘 섞었다.

 잘 섞여진 엿기름을 거름망 천 대신 초미세 체에 부어 걸렀다.

 걸러놓은 엿기름을 밥솥에 부었다.

 밥 솥엔 맵쌀 4인분을 미리 해 놓았다. 엿기름물과 밥을 주걱으로 잘 섞어주었다.

 보온으로 맞추어 밥이 삭을 동안 갈아놓은 호박에도 엿기름물을 부어놓았다.

 몇 시간 뒤 엿기름 넣은 물을 체로 걸렀다.

여기서 잘못된 거였다. 푹 삶은 호박을 갈지말고 그냥 엿기름 넣고 60도 정도의 온도에 맞추어 몇 시간을 삭혀야했다. 거를 때도 절대 호박 삶은 것을 으깨지 말고 그 물만 따루어야 했다.

이렇게 열심히 할 때는 정말이지 호박 조청이 잘 되지 않을 줄 몰랐다.ㅡ.ㅡ

 체로 걸러진 호박물을 엿기름 넣고 삭히는 밥솥에 부었다.

호박과 밥을 삭히는 중

여기서부터 큰실수였음을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알겠다. 

 지금 눈으로 보니 따로 놓아둔 호박물은 삭혀지지가 않았는데, 밥솥의 잘 삭혀진 식혜랑 섞어버린 것이다.

 이렇게 섞어놓고 채로 건더기를 걸러내었다.

걸러진 물

큰 찜통에 절반이 조금 넘는 물분량이 나왔다. 

  이 많은 물을 다리고 또 다리고... 어언 7시간 정도.

찜통의 물은 다 달아나버리고 호박만이 남았다.

'이게 호박 조청이가? 호박잼이지.'

내가 나에게 한 말이다.

어쨌건 금요일 밤부터 시작하여 토요일 하루 종일 만들어낸 호박조청 비스무리하지도 않은 호박잼 완성.

그러나 맛은 뜻밖에도 너무 좋았다. 설탕, 꿀은 저리가라이다. 찜통 가득하던 그 물은 쫄고 쫄아 조그마한 락앤락에 기껏 한 통이다.

 

혼자 맛 평가 : 식빵 사서 천연무공해 호박 조청 발라먹으면 딱이다. 세상에서 가장 단맛 나는 호박쨈 완성. 그렇지만 호박조청인지 호박잼인지를 만들기 위해서 만 하루를 투자하는 것이 실용적인지 아닌지 스스로에게 좀 의문이 간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라면 펄쩍 뛰며 '니 혼자 만들어 니 다 무라.' 이렇게 말할 지도?^^

 

중언부언 :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 호박쨈을 만들고 싶다면 제가 만든 방법대로 한번 따라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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