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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탐사 culinary exploration/요리 시간

수수 조청 만들기

by Asparagus 2012.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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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가 다 익어갈 즈음에는 호시탐탐 노리는 적군들이 얼마나 많은지...

동네의 까치도 떼거리로 와서 먹고, 하늘을 지나가던 새들도 수수 대궁이에 매달려 쪼아먹느라 정신 없던 그 수수, 우여곡절 끝에 수확하였다. 손으로 훑으니 두 되 가량 되었다. 알곡을 골라내니 껍질 벗겨지지 않은 수수가 한 되 정도 되었다.

 

겉껍질을 어떻게 벗기나 몇 달간이나 걱정하다가 겨울에 새 먹이로 마당에 뿌려주려고 했다. 그런데 말이지, 문득 껍질째 확 갈아서 수수 조청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발한(?) 생각은 왜 떠올라서 또 일을 만들어 하는지, 내가 나를 말리고 싶다.ㅠㅠ

 

지난 번 호박 조청 만들기를 밑바탕으로 수수 조청은 제대로 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또 그 귀찮은 일에 도전하다.^^

껍질 벗기지 못한 수수를 물에 하루 불려놓았다가 핸드 블랜드로 갈아서 죽을 쑤었다.

보리 엿기름을 물에 담구어놓았다.

펄펄 잘 끓인 수수죽을 절반 정도 식혀 물에 불려놓은 엿기름을 넣었다.(엿기름을 거르지 않고 그냥 넣었음)

미지근한 온도가 유지되도록 따뜻한 방에 이불을 뒤집어씌워놓고 하룻밤(약 6시간)을 재웠다. 잘 삭혀진 수수물을 초미세 거름채로 걸렀다.

껍질을 벗기지 못한 수수들을 이렇게 채에 잘 걸러낸다.

 

걸러낸 물이 찜통 절반이나 되었다.

처음에는 강불에 끓인다. 물이 절반쯤 줄어들면 중불, 물이 계속 줄어들어 진수가 보일쯤부터는 약불에 끓임

가스불 위에서 수수 조청이 졸여져 갈 동안,  수수한 서비스 제공^^

수수가 자라던 8월 어느 날 모습.

이 아이가 바로 수수꽃. 수수꽃이 참으로 수수하니 어여쁘다는 생각.^^ 

 드디어 여섯 시간이 지나니 물이 거의 증발되고 수수 진수만이 이렇게 남는다.

 좀더 졸였다. 수수 조청 드디어 완성.

완전 초컬릿색. 한국초컬릿이라고 명명?^^ 식혀서 유리 그릇에 담기 전에...

호박 조청이랑 수수 조청을 크래커 위에 올려보았다.

두 개씩 합쳐서 먹으니 수수와 호박이 만나서 환상적인 크래커 맛이 탄생되다.

 

아이고, 이틀에 걸쳐서 호박조청과 수수조청 만드느라 얼마나 몸 고생 했는지...

 

처음 만들어보았다는 것에 혼자 기뻐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간접으로나마 제가 만든 한국전통 조청 올려놓은 크래크 많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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