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5일 목요일 구름 많음
친정 언니가 동생네에 와서 만들어 준 중화 요리 양장피
'세상에 이런 복이?'
복 터진 첫날 이야기.
새벽에 일어나서 언니와 집 앞 실개천 산책로 한 바퀴 돌고 텃밭 구경 시켜 주었다. 보드라운 호박잎 뜯고, 가지, 풋고추, 갓끈동부콩 꼬투리, 오이 등등을 조금씩 수확하여 집으로 와서 아침 식사 준비를 했다.
다 된 밥 위에 접시를 올리고 그 위에 엊저녁에 만들었던 계란말이를 올렸다. 밥 풀 때보니 계란이 알맞게 데워저 금방 만들어놓은 계란말이 같았다. 다행이다. 멸치 볶음과 김치, 고들빼기 장아찌, 마늘쫑 장아찌, 매실 장아찌, 등등으로 아침 상을 차렸다. 소고기와 다시마로 육수를 만들어 놓은 물에 호박잎을 손으로 쥐어뜯어서 콩가루 묻혀 집어넣어 끓인 호박잎 국이 언니가 특별한 맛이라고 집안 대표 음식으로 만들어라고 했다.
소찬으로 차렸는데도 기분좋은 말을 해주는 언니가 참 고맙고 기분이 좋았다. 아침 식사 마치고 언니랑 사우나 갔다. 올 때 불쑥 언니에게 말했다.
"언니는 어떤 음식을 가장 잘해? 그것 좀 해주라."
"뭐 잘하는 것도 없지만, 재료만 있으면 팔보채도 좋고 양장피도 좋다."
"그럼 오늘 점심 때 당장 양장피부터 해 줘."
야채와 고기류를 집에 다 준비되어 있다. 농협 마트에 들러 오징어랑 새우, 겨자를 샀다. (이 재료들은 사우나 같이 간 담너머 옆집에서 지불.... ^^;;)
집에 오자마다 언니는 냉장고에서 꺼내준 재료들을 씻고 썰고 다듬고 하더니 한 시간도 안되어 양장피 요리를 완성했다.
언니가 재료를 씻고 썰고 다듬을 동안 동생은 뭘했지? 옆에서 구경만 했다. 오징어 껍질 벗기고 칼집 넣고 채 써는 것 배우려고 했는데, 손동작이 너무 빨라서 제대로 구경도 못했다.
재료 : 오징어, 냉동 새우, 불고기용 소고기, 애호박, 오이, 삼색 파프리카.(빨, 주, 노) 당근
담장 너머 이웃집에 한 그릇 배달.
각자 접시에 재료들을 섞어서 놓고 겨자 소스를 뿌렸다.
겨자 소스 만들기 : 겨자, 마늘, 소금, 식초, 올리고당
언니와 김서방과 나, 세 명이서 접시를 씻은 듯이 싹 다 비웠다.
가장 중요한 양장피를 준비해놓지 않아서 양장피가 들어가지 않은 양장피 요리였지만 여때껏 먹어본 양장피 음식 중 최고의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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