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8일 일요일 구름 많음
친정 언니가 동생네에 와서 만들어 준 잡채 요리.
'세상에 이런 복이?'
복 터진 넷째날 이야기.
새벽 다섯 시 삼십 오분에 일어났는데, 부엌에서 도마 소리가 들린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
부엌에 가니 언니가 언제 일어났는지 벌써 잡채 재료를 완전히 다 썰어놓았다.
삼색 파프리카, 양파, 호박, 양배추, 풋고추, 새송이, 당근, 안심 쇠고기
당면은 전날밤에 물에 불려 놓았다.
이 모든 재료를 한 종류씩 올리브 기름에 볶아놓고 맨 마지막에 삶은 당면을 넣고 진간장과 참기름으로 간을 맞춘 후 골고루 섞어서 접시에 담았다.
너무 맛있어 사진 찍기도 전에 다 먹어버렸다. 다행히 남은 잡채로 한 접시 만들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전날 저녁에 오신 형부가 점심 드시고 간다고 하시더니 일이 있어 가야된다며 갑자기 부랴부랴 가신다고 하셨다.
텃밭에서 기른 애호박, 가지, 갓끈동부콩 꼬투리를 조금 챙길 동안, 김서방은 토란대를 한아름 꺾어왔다. 차에 실어주니 형부께서
"처가 왔다 가는 것 같다. 뭘 이렇게 바리바리 싸주냐?"
하시며 떠나셨다.
결혼전 언니랑 한방 썼는데, 비록 며칠이지만 수 십년만에 언니랑 한 침대에 나란히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하다가 잠이 들고, 새벽이면 일어나 실개천 산책로 한 바퀴 돌았던 것, 부엌에서 냉장고를 종종걸음으로 왔다갔다하며 동생 내외에게 맛있는 것 해먹이려 애쓴 것 등등 우리 집에 와서 이렇게 멋진 추억 만들어놓고 떠난 언니야, 고마워. 정말 고마워.
이 나이에 세상에 이런 일이? 가 아닌 세상에 이런 복이 어디에 있을까?
(언니와 형부, 언제까지나 건강 잘 챙기셔야 해.
또 만날 때까지 건강히 잘 계세요. 집에 무사히 잘 도착했다는 전화 받고 안심했어요.
참, 더욱 기쁜 한 가지는 언니가 나흘 동안 만들어준 음식을 배부르게 먹었는데도 체중변화가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완전 영양식이면서 몸을 가뿐하게 해 준 영양식이었어요. 자꾸 체중 불어나는 동생을 위한 다이어트 음식인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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