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에 메뚜기가 많이도 풀쩍 뛰어다닙니다. 23년만에 다시 공휴일로 재지정된 한글날 아침에 메뚜기를 잡으러 들로 나갔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마을은 청정지역이어서 외부 사람들이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메뚜기 잡으러 원정 옵니다. 막상 유기농 농사를 지으시는 농부들은 너무 바빠 메뚜기 잡을 시간이 없답니다.
메뚜기 잡기
메뚜기 한 마리 포착.
메뚜기 두 마리 포착
벼잎에 붙어있는 암컷과 수컷 메뚜기, 짝짓기 하느라 손가락이 곁에 가도 모르더이다.^^
메뚜기 등쌀에 성한 잎이 없는 벼들입니다.
그래도 약 치지 않고 농사지으시는 농부들이 대단합니다.
메뚜기 잡느라 정신없이 오전 한 나절을 메뚜기처럼 풀쩍이며 보냈습니다. 아주 먼 동네에서 오신 아주머니 한 분은 손놀림이 얼마나 빠른지 페트병이 금새 한 가득 채워졌습니다.
메뚜기 담기
메뚜기는 날개가 젖으면 날지 못한다는 것에 착안하여 미리 1.8L 우유 페트병에 약 10Cm 정도 물을 담아서 들고 갑니다, 메뚜기를 한 마리 한 마리 잡는 족족 병에 집어넣고 흔들어 줍니다.
페트병 속에 담긴 물이 메뚜기 날개를 젖게 만들어서 뚜껑을 닫지 않아도 위로 튀어오르지 않습니다. 병 속에 담긴 메뚜기 튀오나오는 것 손가락으로 막으랴, 메뚜기 담으랴 정신 없는 것 방지해줍니다.
페트병 속에 날개 젖어 저희들끼리 뭉쳐있는 메뚜기 모습입니다.
메뚜기 씻기
풀쩍풀쩍 뛰어다니는 메뚜기를 어떻게 씻느냐구요?
이 벼에서 저 벼로 풀쩍 풀쩍 뛰어다니던 메뚜기들이 뭐가 더럽냐고 말하지만 그래도 위생상 메뚜기를 씻었습니다.
잡아넣은 우유통에 물을 부어서 흔든 후, 구멍 뚫린 찜기 냄비에 재빨리 붓습니다. 그리고 뚜껑을 닫습니다. 날개가 젖었으니 날지 못합니다. 찜기 냄비를 물 속에 담구어서 몇 번 흔들어 씻어 줍니다.
이물질이 깨끗이 세척된 메뚜기
메뚜기 찌고 건조시키기
미리 물을 끓여 김이 나는 냄비에 씻은 메뚜기가 담긴 찜기를 올립니다.
이십 여분 찐 메뚜기
소쿠리에 들어내어 대낮의 뜨거운 햇살에 메뚜기를 말립니다.
오후가 되어도 덜 마른 메뚜기를 식품 건조기에 넣어서 다시 말렸습니다.
메뚜기 반찬 만들기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나도록 마른 메뚜기입니다.
날개를 일일이 떼어냅니다.
날개를 떼어낼 적에 함께 떨어진 메뚜기 뒷다리, 뒷다리에 붙어있는 가는 다리가 입을 찌르기 때문에 이것은 시간 날적에 천천히 다시 장만합니다.
후라이펜에 참기름을 두르고 메뚜기를 볶은 후, 진간장 네 숟가락, 마늘 다진 것 두 숟가락, 청양 고추 두 개, 복숭아 발효 액기스 두 스푼을 넣어서 골고루 섞은 후 다시 한번 볶아줍니다.
바싹바싹, 고소한 메뚜기 반찬이 완성되었습니다. 난생 처음 만들어본 메뚜기 반찬. 맛도 정성도 저 스스로 감격했습니다. 먹으며 논멸치라 이름지었어요.
벼메뚜기는 예부터 어린이 건강식품, 한방약재, 강장 식품 등으로 애용됐다고 합니다. 메뚜기가 많이 잡히는 모지역에서는 메뚜기를 활용하여 다이어트 식품과 조미료 등 기능성 가공품 개발도 추진한다고 합니다. 메뚜기의 유용 성분을 분석해보니 조단백질이 57~60%, 조지방 17~20%, 조섬유 5~8% 등 고단백 영양식품이라고 하니 시간날 적마다 메뚜기 잡으러 들판으로 뛰어다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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