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요리 탐사 culinary exploration/요리 시간

우메보시(일본식 매실 장아찌) 만들기

by Asparagus 2014. 8. 2.
반응형

일본사람들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우메보시라고 하더군요.  매실 장아찌는 해마다 담아서 먹었습니다만, 올해 난생처음으로 마음먹고 만들어 보았습니다.

만든 동기는 제가 생각해도 참 웃깁니다. 지난 해 매실 나오는 시기였습니다. 모모 친구가 우메보시를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하대요. 만드는 방법은 인터넷 찾아서 하면 된대요. 매실은 구입하면 되지만 자소엽을 구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어? 우리 집 뒷마당에 자소엽 키우고 있는데? 필요한 만큼 줄게."
이래서 필요한 만큼 갖다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집 텃밭 한쪽에도 심어 주었어요.

몇 달 뒤, 친구 집에 놀러가니 마침 식탁 위 접시에 우메보시 한 개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때 맛본 한 알이 얼마나 혀끝에 와닿던지.. 새콤달콤 짭짤한 그 맛... 여름철 입맛 없을 때 먹으면 딱인... 그동안 담아 먹은 매실 장아찌와는 전혀 색다른 맛이었습니다.

"어머나? 우메보시 참 잘 담았다. 몇 개 담아주라. 우리 신랑 맛보여 드리게..."

"아이고, 안돼, 우리 집 그이가 얼마나 아끼며 먹는데..."

'어라? 이럴수가? 콩 한쪽도 나누어 먹는 심정으로 대했건만....'

담아놓은 것 구경한번 해보자는 소리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결심했습니다.

'나도 내년에 우메보시 담으면 되지. 너보다 몇 백배 더 잘 담을 자신 있다이?'

 

그때의 그 섭섭함이(정말 섭섭합니다. 이 글 쓰며 생각하니 또다시 섭섭한 마음이... ㅎㅎ) 올해 우메보시를 직접 담아보게 한 것입니다.

각설하고요.

 

지금부터 우메보시 만들기에 들어갑니다.

 

와, 매실과 자소엽이 만나니 이렇게 환상적인 색깔로 변한다는 것 처음 알았습니다.

 

지난해 무명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효제 장독을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였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더 정확하게 보여 드릴 게요. 

 

잘 익은 황매실(친환경 유기농이어서 표면이 좀 얼룩덜룩합니다.)을 구입하여 깨끗이 씻은 다음 물기를 완전히 말려줍니다. 아참, 구입한 매실은 씻은 후 24시간 정도 물에 담가 두면 떫은맛이 빠져나간대요. 그렇게 해서 건진 매실을 면 보자기에 널어놓아 물기를 말렸습니다. (물에 담가서 하루, 말린다고 하루, 이틀이 갔네요.)

 

천일염 한 켜, 매실 한 켜를 넣습니다.

 

황매실 1kg 천일염 180g으로 비율을 맞춥니다. 우메보시 만들기 위해 수동 저울 버리고 전자저울을 새로 구입했습니다.

 

 소금, 매실을 켜켜이 담고 위에 누름 뚜껑을 덮었습니다. 매실양이 많아서 누름 뚜껑이 들립니다.

 

비닐로 단지를 덮어주었습니다.

 

며칠 지나니 누름 뚜껑이 아래로 쑥 내려가 있었습니다.

 

오로지 매실이 천일염과 만나서 생긴 물이 가득입니다. 이것을 매초라고 합니다. 뒷마당에서 자라는 자소엽을 뜯어서 깨끗이 씻은 후 천보자기에 널어놓아 물기를 완전히 말립니다. 그러고 나서 소금 한 줌 집어 조물락조물락한 후 매실 단지 위에 넣습니다. 며칠 지나니 자소엽에서 빨간 물이 빠져나오더군요.

 

다시 정리하자면 황매실 1kg에 천일염 180g, 자소엽 50g 비율로 담습니다.

 

자소엽에서 이렇게 고운 물이 나오다니... 

 

자소엽이 소금에 절여지며 황매실을 분홍색으로 착색시켜 주는 역할을 합니다.

 

 

담은 지 한 달 만에 자소엽과 황매실을 건졌습니다.

 

햇살 좋은 날 이렇게 사흘을 말렸습니다. 첫날 낮에 말린 후, 밤에는 매초액에 담그고, 둘째날 또 말린 후 매초액에 담그고, 셋째 날 또 말립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우메보시. 짜디짠 이 열매를 어떻게 요리하여 먹을지는 이제부터 또 연구해야겠습니다.

우메보시 효능
알칼리성 식품이어서 소화를 촉진시켜 주고, 나쁜 균 제거하는 살균작용(식중독 등 예방), 장을 깨끗하게 해주는 장정 작용, 여러 가지 비타민, 미네랄이 들어있어 입맛을 돋워 줄 뿐만 아니라 피로 해소에도 좋다고 합니다. 잘 만든 우메보시, 3년 지나면서부터는 거의 약 수준이라는군요.

우메보시 섭취 시 주의할 점

염장식품이니만큼 혈압이 높거나 신장 기능이 떨어져 나트륨을 제한하여야 하는 분들은 소금기를 최대한 우려낸 후 섭취하여야 합니다.

황매실과 자소엽을 건지고 남은 매초액 한 숟가락을 넣고 얼음 열 조각을 넣었습니다. 염도 0.6 정도로 희석되었어요. 땀 흘리고 난 후 음료수 대용으로 마셔보았습니다.

 

색깔 너무 곱지요? 오미자차 색깔과 꼭 같습니다. 

 

우메보시 못잖은 매초액을 이렇게 활용하려고 합니다.

 

매초액 활용 방법

1. 매초액을 사용하여 매실 고추장을 담습니다. 

2. 열무김치 담을 때 적당히 넣어 간을 맞추면 새콤한 매실 특유의 맛이 느껴지는 색다른 열무김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3. 여름철 오이냉국 만들 때 매초액을 적당히 넣어줍니다. 

4. 여름날 무더위로 땀을 많이 흘렸을 때 시원한 냉수에 매초 한 스푼, 꿀 두 스푼을 넣고 마시면 맛과 효능 두 가지 다 잡습니다.

 

1988년도입니다. 대구 교동 시장에 가서 일본산 우메보시를 두 통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 기껏 열 알 정도 들어 있는 통조림 가격이 무려 일만 이천원이나 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일본 사람들이 식사 때마다 꼭 챙겨 먹는 우메보시, 값이 싼 것도 있지만 한 알에 무려 8천원이나 하는 제품도 있다고 해요. 아마 우리나라 씨간장처럼 오래 묵힌 우메보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제가 만든 우메보시도 몇 십 년 지나면 약용 식품으로 등극될지도 모르겠다는 긍지를 가지며 정성껏 말리고 보관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