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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히!
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고운 마음

직접 키워보니 더욱 귀한 옥수수

by Asparagus 2015.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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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낮에 ****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다.

"저희들 조그마한 성의이니 시간나시면 오셔서 옥수수 받아가세요."

"네? 뜬금없이 갑자기 무슨 옥수수를 다?"

"선물 드리려고 일부러 농사 지은 것이어요. 맛있게 잘 드세요."

"네, 정말 고맙습니다. 잘 먹을 게요."

오후 무렵, 東이 받아 온 옥수수 한 자루가 현관 앞 마루에 놓여 있다.



자루에 든 걸 꺼내어보니 잘 생기고 죽죽 벋은 옥수수가 무려 삼십 개나 들어 있었다.

옥수수 겉껍질을 벗겨 보았다. 너무도 깔끔하게 자란 죽 고른 옥수수 알갱이. 

냄비에 물을 붓고 즉석에서 삶았다. 어디에도 비할 수 없는 그 그윽한 찰옥수수의 감칠 맛이라니...


며칠 전이다. 

'뒷동산 텃밭에 심어놓은 옥수수 언제 꺾지?'

둘러보니 애써 심고 가꾼 우리 집 옥수수를 그 넘의 까치들이 먼저 맛을 다 보아 놓았다. 까치들이 수염이 말라있는 옥수수란 옥수수는 죄다 파먹었다. 까치에게 파먹힌 옥수수 자루를 꺾어와서 냄비에 삶았다. 듬성듬성 남겨놓은 그 옥수수, 나 혼자 열 자루는 먹었다. 그래도 옥수수로 배를 채우지 못했다. 옥수수를 먹으며 집 뒤뜰에서 까악까악하는 까치 녀석들에게 욕하고 또 욕했다.


그랬는데 생각도 못했던 이렇게 튼실한 옥수수가 선물로 올 줄이야. 단연코 난 까치에게만 욕했지, 어느 누구에게도 우리집 옥수수를 까치들이 먹었다고 소문내지는 않았다. 

이건 아마도 까치나라 임금님이 미안해서 그 분 시켜 보내준 선물이 아닐까?


****장님, 뜬금없는 옥수수 선물 너무도 고맙게 잘 받았습니다. 맛있게 잘 먹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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