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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곡식 심을 땅은 좁고, 심을 품목은 많으니 일년에 무려 세 차례나 작물을 심습니다. 말하자면 삼모작입니다. 그러니 가장 나중에 심은 것이 덜 자랄 밖에요.
지난 해 가을에 심었던 마늘을 5월에 뽑고나서 땅콩 모종을 심어 9월 초에 캤습니다. 그 뒤를 이어 각종 무를 종류별로 조금씩 심었습니다.
오랜만에 반가운 비가 내리는 일요일 오후, 가랑비를 맞으며 종류별로 무를 뽑아보았습니다.
단비 맞고 생기가 넘칩니다.
이건 강화 순무여요. 지난 해 보라님이 보내준 강화 순무 중 두 개를 미니 비닐하우스에 넣어 키워서 올 봄에 채종했더랬어요. 처음 키워보는 강화 순무, 볼 적마다 자라는 것이 기특합니다.
강화 순무 잎이 은은한 보라빛이 도는군요.
목욕하고 난 색깔무들,
적양무, 래디쉬(이십일무), 자색무, 속청무, 큰무, 그리고 강화순무. 다양한 무 종류만큼이나 무 맛과 질감이 다양했습니다. 지난 주 서리 한번 맞고 나더니 무 맛이 깊어졌습니다. 매운 맛은 사라지고 단 맛이 감돕니다.
그 중 가장 연하고 단맛이 도는 무는 바로 강화순무였습니다. 내년에는 제때 씨앗 뿌려 제대로 키워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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