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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탐사 culinary exploration/와인 타임

포도주 거르고 남은 찌꺼기로 식초 및 양파 와인 만들기

by Asparagus 2015.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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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도 식초 만들기

직접 담은 포도주를 1차 거름하여 나온 포도껍질은 버리지 말고 소독한 항아리에 담습니다. 배 두 개를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닦은 후 껍질째 토막 내어 넣어 줍니다. 골고루 잘 섞은 후, 막걸리 종초 한 컵을 부어 줍니다. 

약 한 달 지나면 건더기를 건져내고 2차 후숙시키면 아주 맛있는 식초가 됩니다. 포도 식초를 12년 이상 두면 시판 발사믹 식초만큼 맛있는 과일 식초될지도 모르겠습니다. 

2. 양파 와인 만들기

 

 

 

포도주 2차 거름하면서 나온 탁한 찌꺼기(항아리에 가라앉은 포도알갱이와 씨 등)에 자색 양파 10개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말린 후 채 썰어 함께 버무려 줍니다.

 

 

 

 

 

상온에서 5일 숙성시킨 후 채로 걸렀습니다. (여기서 나온 찌꺼기는 포도 식초 만드는 항아리에 넣었습니다.)

 

 

 

이렇게 양파 와인을 한 병 만들었습니다. 냉장 보관해 놓고 마시면 됩니다.

 

와인 맛이요?

그 맛있는 와인을 양파 특유의 향이 다 잡아먹어버렸습니다.

이 맛없는 것을 왜 먹느냐고요?

포도 찌꺼기를 버리려니 아까워 만든 양파 와인였잖아요. 그러니 맛없어도 참고 먹어야지요.

양파 와인 효능을 생각하며 두 눈 꼭 감고 식후 한 잔씩 원삿하면 됩니다.

고혈압, 퇴행성 관절염, 수족 냉증, 동맥경화에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주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양파 와인 만드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1.8L 유리 꿀병에 일반 붉은 포도주 한 병을 붓고 양파 3-4개를 채 썰어 넣어 상온에서 숙성시킵니다. 2~3일 후 거른 포도주를 냉장고에 넣어 두고 1일 2~3회 50ml 정도씩 마시면 건강에 좋답니다. (양파 건더기는 불고기 요리 할 때 사용하면 됩니다.)

가정에서 포도주 담는 방법:클릭해 보세요

 

포도주 담그기 및 거르기, 포도주 효능

지난 여름날, 정원에 한 그루 심어 놓은 포도나무에서 무려 50여 송이 수확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웃과 몇 송이씩 나눠 먹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포도 양이 많았습니다. 문득 '직접 기른 포도

jmh22.tistory.com

포도주 담으며 찌꺼기까지 알뜰히 활용하는 법,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포도 13 킬로그램에 설탕 1.3 킬로그램을 넣고 수제 포도주를 만들었습니다. 효모, 이스트 등 그런 것을 전혀 넣지 않고도 포도주로 잘 발효되었어요. 포도주 담은 지 일주일 되었을 때, 항아리 위로 뜬 포도 껍질을 건져내어 그것에 배 두 개를 첨가해서 포도 식초를 담았고요. 

 

한 달 지난 후, 항아리에 담긴 포도주를 이차 거름해 주었습니다. 그때 항아리에 가라 앉았던 찌꺼기에 자색 양파 열 개를 썰어 넣고, 상온에 5일 두었다가 걸렀습니다. 이렇게 거른 양파 와인은 냉장보관해 두었고요. 찌꺼기는 포도 식초 항아리에 첨가해 주었습니다.

 

포도주와 포도식초에 얽힌 추억 한 장면

포도주하면 친정 부모님이 떠오릅니다. 어머니는 해마다 여름이면 포도를 가득 사서 대형 항아리에 포도주를 담으셨습니다. 애주가이신 아버지는 그날부터 설탕에 버무린 포도주(주스)를 한 그릇씩 떠 잡수셨습니다. 

 

매일 맛보시던 아버지가 어느 날 포도주 되었다고 말씀하시면 어머니는 포도 껍질과 씨를 분리합니다. 포도찌꺼기를 버리지 않고 다른 항아리에 담습니다. 그 찌꺼기에서 어머니는 아주 맛 좋은 포도 식초를 몇 됫병씩이나 받아내시더군요.

 

어렸을 적부터 신 것을 좋아한 저는 엄마가 직접 만든 포도 식초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물에 만 밥에 식초를 넣어서 먹기도 하고, 밥 비벼 먹을 때 식초를 넣어서 먹곤 했습니다. 결혼 후 포도 식초 맛은 까마득히 잊어버렸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니 어머니는 더 이상 포도주를 담지 않으셨기도 하고요.

 

이제와 생각하니 어머니에게 포도주랑 포도식초 어떻게 만드느냐고 왜 단 한 번도 물어보지 않았는지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그 예전 기억을 어렴풋이 살려 소주 붓지 않고 만든 것이 제대로 포도주가 되었으니 신기합니다. 포도 식초도 성공했고요.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 저 이렇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알뜰살뜰한 것 엄마 꼭 닮았지요? 늘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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