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거짓말 씨앗을 다 만났습니다.
지난 6월 18일 메론 수박을 사먹고 씨앗을 받아서 바로 밭에 뿌려 보았습니다.
수박 두 포기에서 다섯 덩이가 자라고 있습니다.
수박은 꽃이 떨어지고나서 45일-50일 후에 수확하면 된다고 합니다.
아직 45일이 되려면 일주일도 너 남았지만 수박 속이 너무도 궁금했습니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오늘 그 중에서 하나를 수확하였습니다.
도마를 갖다놓고 속이 노랄까? 아니면 덜 익어서 초록색일까? 궁금증을 가지며 잘랐습니다.
겉모습은 복수박입니다.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
속도 복수박입니다. 노란색은 어디로 가고 새빨간색이?
그렇다면 블랙망고수박의 원조는 복수박인가 봅니다.
붉은 색이 노란색 되게 유전자를 조작 하였을까요?
초가을에 먹는 수박맛은 기가 막힐 정도로 달콤하고 맛이 좋았습니다.
사먹었던 수박보다 당도가 훨씬 높아 설탕 저리가라고 할 정도였어요.
'수박 씨앗, 함부로 버리지 말자.
수박 사먹고 텃밭에 뿌리면 더 달콤한 수박 맛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집 앞 산책로를 찍었습니다.
먼훗날 우리 동네는 말도 못하게 달라질 것 같은 예감에 증거품을 남겨두고 싶어서입니다.
저 멀리로 산들이 이어지고 또 이어지며 보여주는 스카이 라인이 참으로 평화롭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저 멀리 보이는 논 중간은 이미 훼손이 되어버렸습니다. 지난 겨울, 조상대대로 내려온 논바닥에 덤프 트럭이 수도 없이 왕복하더니 복토를 하였습니다.
더위가 가신 요즈음은 포크레인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동네 하나가 또 들어설 모양입니다.
도랑 건너편 동네에도 지난 겨울에 주택이 수십 가구도 넘게 지어졌습니다.
맞은 편에도 동산 하나가 날아가고 집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서울은 자고 일어나면 아파트 가격이 다락같이 오르고, 지방은 자고 일어나면 산이 없어지고, 논이 없어집니다.
이상합니다.
우리나라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데, 집은 해마다 왕창왕창 불어나니...
'딸 아들 구별 말고 하나 낳아 잘 기르자.'
우리 젊었던 시대의 가족 계획 구호였습니다.
그때 경제학 박사 박태암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제군들, 나라에서 권장하는 가족 계획 듣지 마세요. 제군들은 아기를 많이 낳아서 세계 각국으로 보내세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세계 각국에서 일하면 그게 바로 국력이 신장되는 지름길입니다."
저는 당시 박태암 교수님의 그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우리들은 결혼을 했습니다.
또 세월이 흘렀습니다.
아이 한 명 또는 두 명씩인 우리 친구들이 나보고
"넌 어떻게 아이를 네 명이나 낳았니? 미개인도 아닌 원시인이다.ㅎㅎ"
이렇게 놀리곤 했더랬지요.
친구들아!
그때의 원시인이었던 나는 요즈음 만나는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우.
"원시인 좀 되세요. 아기 키우는 것 정말 정말 힘들지만, 나라 생각해서 아기 좀 많이 낳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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