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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탐사 animal exploration/닭 기르기

갓 부화한 청계 병아리 두 마리

by Asparagus 2019.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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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23일 토요일 

오후 2시경에 이웃집에서 인공포란으로 병아리가 부화되는 모습을 구경하러 갔습니다.

부화기에서 꼭 21일 되는 날입니다. 달걀이 한 두개씩 톡톡 갈라지더니, 그 속에서 털이 촉촉히 젖은 병아리들이 깨어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알 속에서 병아리가 제 부리로 껍질을 깨고 있습니다.

엄마닭이 품어주었다면 엄마는 바깥에서 알껍질을 깨뜨려주고, 병아리는 알 속에서 껍질을 깨뜨려서(이것을 줄탁동시라고 합니다)세상을 나오지만 인공부화하는 병아리는 이 모든 것을 저 혼자하여야 합니다.


<참고>

줄탁동시 啐啄同時 ,啐啄同时 줄(啐)과 탁(啄)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가장 이상적인 사제지간을 비유하거나, 서로 합심하여 일이 잘 이루어지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입니다.

병아리가 혼자 알껍질을 깨뜨리고 나오는 것이 안쓰럽다고 사람이 인위적으로 뜯어주면 그 병아리는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병원균에 감염되어 죽어버린다고 합니다.

그 두터운 알을 깨고 세상에 나온 병아리들이 털이 말려질 동안 바닥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이 많은 병아리들 중 가장 생생하게 발딱 일어나 움직이며 싸돌아다니는 병아리 두 마리를 얻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제가 상자에 손을 집어넣어 두 마리 간택한 것입니다.)

갓 태어나 삐약거리는 병아리 두 마리를 오리털 외투 앞섶에 감싸 안고 집으로 쌩하니 왔습니다.

얼른 대충 병아리 집을 마련해줬습니다.

갓 태어난 병아리는 먹이활동을 하지 않는대요. 삐약거리더니 잠을 잡니다.


저녁 무렵이 되니 많이 똘방해졌어요.

물수건을 바꾸어 사육장 한쪽에 갖다 놓았습니다.

22%이던 습도가 50%까지 올라갔습니다.


달걀을 삶아 노른자를 준비해 놓았습니다. 노른자가 마르면 가루내어 주려고 합니다.내일쯤엔 먹겠지요? 

두 마리가 서로 몸을 기대고 잠들어 있습니다.


갓 태어난 병아리가 너무 귀여워서 두 마리 덥썩 안고 왔는데요. 시간이 흐를수록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온도를 못맞춰서 잘못되면 어찌하나? 먹이는 잘 먹을까? 도로 갖다 드릴까?'

예휴, 올해부터는 일거리도 줄이고 더 맘 편히 살자고 했건만, 나 스스로가 또 일거리와 걱정거리를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갓 태어난 병아리는 너무 귀엽습니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릅니다. 잘 길러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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