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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탐사 animal exploration/닭 기르기

인공부화 이틀째-서울 나들이 간 뼝아리

by Asparagus 2019.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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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24일 일요일 맑음 

아침 8시에 서울 갈 준비를 하여 집을 떠났습니다.

어제 얻어온, 갓 부화한 병아리 두 마리도 함께 데리고 갔습니다.

병아리를 통에 담아 가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고 조그마한 것이 흔들릴 것을 생각하니 손으로 안고 가는 것이 가장 좋을 듯 했습니다.

차 속에서 흔들릴까봐 손바닥 위에 솜털을 놓고 그 위에 병아리 두 마리를 살포시 감싸 안았습니다.

서울에서 간간이 신호등에 걸릴 때마다 병아리 두 마리를 차창 밖으로 구경시켜 주었습니다.

"뼝아리들아, 이 세상에 갓 태어나 이렇게 서울 구경하는 뼝아리들은 너희들 밖에 없을 거야. 출세한 줄 알아라. 난 스물 두 살때 처음 서울 구경했단다."

"여긴 서울 이태원이란다."

"여긴 서울 한남동 사 거리이란다."


뼝아리에게 말할 때마다 옆에서 운전하는 東이 참 한심하다는 듯 빙긋 웃고 있대요.^^

아파트에 도착하자마자 안방에 들어가서 신문지를 깔아놓고 병아리에게 모이를 주었습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립니다.




참네, 두 발로 모이 퍼헤치는 것은 본능적으로 잘 압니다. 순식간에 모이를 발로 마구 퍼헤쳐 놓더군요.

그리고선 모이를 조금 쪼아 먹었습니다. 

점심때 신문지를 새로 깔아주었더니 움직임이 아침보다 더 활발합니다.

두 마리가 하루 종일 먹은 먹이는 겨우 한 스푼 정도의 양입니다. 물도 간간이 먹게 해 주었습니다.

이 깜장 병아리는 이름을 뼝이라고 지었습니다.

"뼝이야, 건강하게 잘 자라줘?"

노랑 병아리에겐 아리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아리야, 너도 어여쁘게 잘 자라."

뼝이와 아리, 두 마리가 얼마나 활발하게 잘 노는지... 꼬물꼬물 병아리에게 푹 빠진 하루였습니다.

저녁 9시, 다시 시골 집으로 병아리를 안고 왔습니다.

차 속에서 내 손바닥에서 잠을 잘 잤던 뼝이와 아리는 방에 내려놓고 먹이를 주자마자 정신없이 먹대요. 먹어봤자 새발의 피 정도의 양이지만... 물까지 마시게 하고 병아리들을 강제로 잠재웠습니다. 병아리 집에 빛이 들어가지 않게 옷을 덮어 주었습니다.


'아들아, 오늘 서울 날씨가 모처럼 미세먼지 없는 쾌청이라서 산책가자고 했는데 거절해서 미안. 이틀된 병아리 두고 산책갈 수도, 그렇다고 데리고 갈수도 없었잖아? 이 다음주에 좋은 곳에 가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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