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4일 목요일 맑음
아침 먹고 차 마시다 안면도 가기로 결정, 그때 시각은 무려 10시 30분, 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웅장한 평택 다리를 건너며 우물 속에서만 살다 보니 모든 게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난생 처음 무려 12일 동안이나 화냈습니다. 나 자신에게, 남편에게...
여기에 얼굴까지 공개하는 것은 타산지석으로 삼아 다시는 내가 화낼 일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며 단 한번이라도 화내지 않을 수 없겠지만, 화라는 것은 상대방의 태도와 마음에 달렸기 때문입니다.
어쨌건 차창 밖으로 바라보는 산야들이 아름답습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저 산들은 아마도 서산? 산봉우리?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이름 정도는 절로 떠오르는 것이 신기합니다.
우리가 가고자 한 목적지는 안면도 기저포 해수욕장입니다.
드디어 해변이 보이는 국도를 달리며...
벚꽃 피는 봄날에 드라이브하면 끝내줄 경치, 봄 되면 다시 와야겠어요.
집 떠난 지 무려 2 시간 하고도 10분이나 흘렀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한번 들리지 않고 곧장 왔어요.
금강산도 식후경, 일단 점심부터 먹기로 하고 안면도 수산시장 주차장에 차를 대었습니다.
주중이어서 규모가 작은 수산시장은 손님이 거의 없이 한적했습니다.
마스크를 가려 인상을 볼 수 없었지만 눈매가 순해 보이는 이층 집 어느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점심을 최상의 음식으로 먹으려 했는데...
예전 태안반도 어느 횟집에서 회 먹고 혼이 난 남편이 회는 싫다는 바람에 익은 메뉴 찾다 보니 조개찜으로 주문했어요.
바닷가까지 왔는데... 난 회를 꼭 먹고 싶었는데... 정말 먹고 싶었는데....
조개찜 시키니 기본 반찬이 이렇게 나왔습니다.
소식가 남편이어서 2킬로 모둠 조개 주문했더니 이만큼 나왔습니다.
해캄이 안된 조개 하나 집어 먹었다가 '우지끈' 돌멩이 씹혔어요.
접시에 조개를 하나씩 덜어내어 먹으며 먹을 만한 건 가리비 정도였습니다.
이게 다 라니?
아니 제 돈 내고 주문한 조개찜인데, 점심상이 부실해도 이렇게 부실할 수가?
밥은 추가 주문하니 밥만 딸랑 갖다 주었습니다.
"국은 요?"
"없어요."
"네?"
"된장찌개는 기본으로 나오는 것 아니어요?"
"그럼 매운탕 찌개 메뉴를 주문하셔야지요."
"네?"
"아니? 음식점이 아니란 말입니까?"
"우린 주로 조개를 포장 판매합니다."
(이런 법이 어디에 있어요? 포장 판매한다면서 찜을 해주면 자리 세라는 것은 적게 받아야지
조개 값 50% 자리값 50% 이게 말이 됩니까? 저게 41.000원(밥 한 공기 1,000원)이라고요? 더구나 자기네들이 들락거린다면서 문까지 활짝 열어놓아서 먹는 내내 다리가 추워 혼났습니다. 아무리 손님이 우리 밖에 없다지만, 주인이 문 닫아 주는 게 예의 아닌가요?
안면도 수산시장, 특히 이층에 있는 모 조개점에는 절대로 들어가서 드시지 마세요.
점심이랍시고 먹고 또 화가 나서 차 속에서 펄펄 뛰었어요. 남의 편은 단 한 마디도 음식점 흉보는데 동조는커녕 말 한마디 않으니... 이건 가게 주인 입장에서는 맘씨가 좋아도 너무 좋은 사람?ㅎㅎ)
점심 먹고 목적지로 차를 돌렸는데 샛길로 빠졌더래요. 그곳은 참으로 고즈넉하고 멋진 해안가였지만 차 돌려 빠져나왔습니다. 잠시 내려서 본 그 멋진 해안가, 사진 찍는 걸 깜빡했습니다.
드디어 기저포 해수욕장 도착했습니다.
다음 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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