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 대화, 이런 말은 정을 떼게 만든다.

연 삼일째 잔디마당에 마사토를 뿌렸다. 마사토는 집 앞 길 건너 복토한다고 쌓아놓은 흙이다. 땅 주인으로부터 필요한 만큼 퍼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며칠 지나니 잔디들이 새흙 기운을 받고 어여쁘게 잘 자라고 있다.

모내기 막 끝난 논 같다. 새잔디 자라는 모습이 참 어여쁘다.

그동안 바빠서 못한 일을 마쳤다. 드디어 지난겨울에 실내에 들여놓았던 월동 화분들을 바깥에 다 들어내었다. (4월 27일 밤)

일단은 화단 가장자리에 주루룩 갖다 놓았다.

풀 뽑기 및 화단 가장자리 재정비 하고 있는 중

지난 3월달부터 잔디마당에 돋아난 풀을 뽑고, 정원 가장자리에 놓은 돌을 재정비하고, 화단 곳곳에 꽃을 심고, 씨앗을 뿌리고, 화분갈이를 하고 정리해 오고 있다.
하루해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말 바쁜 나날이다.

 

오늘은 이웃과의 대화법에 대해...

 

열심히 걷는 나에게 격려는 못해줄 망정 만날 적마다 초를 치는 지인이 있다.

"그 나이에 그렇게 열심히 걸어서 살 빼면 뭐하려고? 살 빼면 주름살 생기고 늙어."

 

집 앞 텃밭에서 일하고 집으로 오다가 딱 마주치면 이렇게 말해준다.

"일 그렇게 하면 늙는다, 늙어."

 

이 이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면 추임새로 넣는 말투 또한 남다르다.

"지랄... 염병할..."

이 말이 들어가지 않으면 대화를 이어나갈 수가 없는 듯하다.

 

며칠 전 집 앞에서 이 이 남편과 마주쳤다.

인사 끝에 진심으로 나를 위해 이렇게 말해 주었다.

"일 그렇게 하지 말아요. 골병들어요."

'아니? 그 좋은 말 다 놔두고 왜 남의 신성한 노동을 골병으로?'

 

걷기 운동하다가 한 번씩 이 집 부부를 만나면 이 이 남편은 반갑게 인사한다.

"80대 노인이 걷는 줄 알았어요."

 

텃밭일 하는 내가 입은 복장을 보고 건네는 이 이 남편

"80대 노인이 오는 줄 알았어요."

 

그 집 마당이나 우리 집 마당이나 평수는 거의 같다.

우리 집은 온통 화단인 반면 그 집은 화단은 극히 일부분만 꾸며놓았다. 대신 잔디 마당도 없이 집 사방 전체를 텃밭으로 만들어 놓았다. 우리 단지 내에서 아주 특이한 집 구조와 정원이다.

집안에서 일하는 것은 늙지 않는단 이론인가?

 

화초와 화분이 많은 우리 집 화단을 구경하면 꼭 이런 말을 한다.

"지겹다, 지겨워. 일거리 줄이세요."

 

'나는 같은 말이라도 듣기 좋은, 기분 좋은 말을 해야겠다.'

라는 것을 깨닫게 만드는 이 부부가 이웃에 있어 오늘도 나는 도를 닦는 여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