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일 일요일 맑음
우물가 아닌 수돗가 옆에 심어놓은 앵두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앵두꽃이 피면 하늘나라 가신 친정어머니가 몹시도 그립습니다.
앵두는 꾀꼬리가 먹고 생김새가 복숭아와 비슷하다고 하여 ‘앵도(鶯桃)’라고 하다가 ‘앵도(櫻桃)’가 되었다고 합니다.
- 鶯 꾀꼬리 앵, 樱 앵두나무 앵 桃 복숭아나무 도
잘 익은 앵두의 빨간 빛깔은 미인의 입술을 상징합니다. 앵두같이 예쁜 입술을 앵순(櫻脣)이라고 부릅니다. 예로부터 앵두나무는 형제의 우애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앵두나무의 열매가 다닥다닥 열리는 것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조선시대 양반가에서는 예외 없이 앵두나무를 심었다고 전해집니다.
분류 장미과
학명 Prunus tomentosa
앵두꽃 꽃말은 수줍음 또는 오직 한 사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친정집 마당에서 자라던 오래된 앵두나무를 친정어머니가 캐어 가라고 해서 우리 집으로 온 것입니다. 2009년 3월 어느 봄날에 고목으로 자라던 앵두나무를 차에 싣기 위해 윗부분을 댕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앵두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봄날과 초여름 새빨간 앵두가 열리면 한 바가지 따주시던 친정어머니가 생각납니다.
어느 핸가 개미가 앵두나무 뿌리에 집을 지어서 그만 밑둥치가 썩어 들어갔습니다. 개미집을 없애고 썩은 부분을 물로 씻어내고 치료해 준 덕분 이렇게 다시 잘 자라고 있습니다. 약해져서 한쪽으로 쓰러지는 앵두니무 밑동에 큰 돌을 괴어 주었습니다.
흐드러진 앵두꽃이 떨어지면 청열매가 달리고, 초여름이 되면 새빨간 앵두가 익습니다.
엄마가 하늘나라 가셨으니, 정겹던 집도 없어져 버렸습니다. (오빠가 돌아가신 그해 여름에 처분했어요.) 엄마가 가져가라고 준 이 앵두나무는 이렇게 해서 엄마의 유산이 된 것입니다. 해마다 봄이면 앵두나무 꽃이 피어납니다. 눈부시도록 고운 앵두꽃을 보면서 하늘나라 계신 엄마를 생각합니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흐릅니다. 지난날 추억 불러와 봅니다.
92세 친정엄마가 차려놓으신 저녁 밥상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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