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꽃이 만개했습니다. 나뭇가지마다 새하얀 눈이 가득 쌓여 있는 듯한...
홍로는 추석 전후로 먹는 품종입니다. 지난해는 벌레 먹은 홍로 사과를 스무 개 정도 따 먹었습니다. 사과꼴은 누구에게 보여 주면
"그런 걸 다 먹냐?"
하고 흉볼 만큼 지저분했습니다. 그러나 달콤한 홍로 사과 맛이 정말 좋았습니다. 구입하여 먹었던 홍로맛과 차원이 달랐습니다. 해마다 벌레에게 다 빼앗기면서도 사과나무에 약을 칠 줄 몰라서도 못 칩니다.^^ 아니, 마음속 깊은 곳에선 늘 이렇게 생각합니다.
'벌레에게 좀 먹히더라도 그냥 두자. 자급자족 농사 고집하며 지금껏 고추, 채소 등에 약 한번 친 적 없으니 사과나무라고 예외이냐? 껍질째 먹으려면 약을 치지 않아야...'
올해도 벌레에게 다 빼앗기고 몇 알이나 얻어걸릴지는 하늘만이 아시겠지요?
''사과 벌레야, 한 귀퉁이 조금씩만 먹어? 도려내고 먹을 수 있게."
이렇게 사과 벌레에게 미리 애원합니다.^^
사과꽃이 참으로 눈부십니다. 깔끔하고 어여쁜 사과꽃이 지고나면 가을에 홍로가 주렁주렁 잘 달렸으면 좋겠습니다.
저 많은 꽃송이에 기껏 벌 한 마리가 날아들어 열심히 꿀을 채취하고 있습니다. 저지난해와 지난해는 경기도 꿀벌이 겨울 월동하며 95% 이상 바이러스로 인해 죽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꿀벌이 사라지면 지구도 사라질 것 같은 위기감이 문득 소름을 돋게 합니다.
꽃이 피어나면 벌들이 이 꽃 저 꽃 앉아서 수정을 시켜 줘야 열매가 잘 달릴 텐데, 과수 농가에서는 사과가 병충해 피해를 입지 않게 하기 위해 일 년에 평균 16번 살충제 등을 준다고 합니다. 선택적 살충제를 치면 벌들은 죽지 않는지? 그것도 의문입니다.
사과 농가에서는 꽃이 이렇게 피어나면 꽃을 솎아준대요. 몇 년전 어설픈 지식으로 사과꽃을 따주었다가 수정되어 맺힌 사과가 몇 개 달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과꽃이 피고 사과가 달릴 때까지 그냥 둡니다. 7월경 풋사과일 때 솎아주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두 그루 있으면 돌보는데 얼마나 힘들까 생각하니 집 뒤뜰에 사과나무 한 그루만 자라기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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