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6일 수요일 맑음
영흥도 가는 길-시화 나래 휴게소, 달전망대
아침 먹고 나서 일박 이일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목적지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에 있는 영흥도입니다.
장소는 東 혼자서 정해놓고 집 떠나기 직전에야 영흥도 간다고 말하대요. 그래서 물병 하나만 준비하여 부랴부랴 따라나섰습니다.
'사전 정보 하나 말해 주지 않고... '
속으로 남편 흉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잠들었습니다. 남편이 운전하면 마눌은 옆에서 잠자는 주 특기를 가졌습니다.
잠결에
"바다가 보인다. 저게 시화호인가?"
하는 東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눈을 떠보니 정말 바다인지 호수인지 차창 밖으로 회색물이 넘실대고 있었습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대부도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나와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다 보니 오른쪽에 바다 낚시 떠나는 선착장이 보였습니다. 거길 잠시 들어갔습니다.
도로를 중간에 두고 왼쪽은 시화호이고 오른쪽은 바다라고 했습니다. 여기 보이는 곳은 서해바다입니다. 차를 세우더니 東이 가방 속을 부시럭대더니 간식이라고 꺼내대요.
여행 떠나며 지금껏 단 한번도 간식 챙겨 본 적 없는 東에게 이 무슨 변화인지... 언제 사과 껍질 깎고 썰어서 사과와 토마토를 다 챙겼지? 격세지감입니다. 그 흔힌 포크 하나 없이 비닐에 두리뭉수리로 담은 실력을 잔소리하려다 마음 바꿔 말했습니다.
"와, 이젠 간식까지 챙겼네요? 고마워요. 잘 먹겠습니다."
봄바람이 심하게 불어 차 속에서 간식을 먹고 항구 구경을 잠시 한 후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한참을 더 달려 시화나래 휴게소에 들어갔습니다.
주차장엔 평일인데도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 조감도
시화호 나래 휴게소 앞에 차를 주차하고 시화나래 조력공원을 지나 시화달전망대까지 갔다오기입니다.
바다갈매기가 안산을 가리키고 있는 조형물이 정겹게 느껴집니다.
공원에는 실제 바다갈매가가 떼 지어 놀고 있었습니다. 봄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갈매기들도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손을 펼쳐 먹이 주는 시늉을 하니 빈손인 걸 귀신같이 알아내고 휙 날아오르더군요.
봄바람이 얼마나 거센지 뚱뚱이 나도 바람 타고 휙 날아갈 뻔했습니다. ㅎㅎ
빈 의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 그대를 위해 기꺼이 빈 의자가 되어 드리리. 피곤하고 지쳤을 때 언제라도 와서 앉으시라.'
넘실대는 서해 바다와 예전이나 지금이나 대화 지극히 아끼는 재미상 없는 東
물 위에 떠있는 듯한 저 섬 이름은 큰가리기섬이라고 합니다. 잘못 읽어 가리비섬인 줄....
창공을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저 바닷갈매기의 날갯짓에는 힘이 펄펄 느껴집니다. 나도 오늘은 보이지 않는 날개를 펼쳐 하루를 자유롭게 지낸다 생각하니 이제야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습니다. 여행의 묘미란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디딘다는 설레는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시화호!
시화호!
그러고 보니 시화호 역사 속에는 제 젊은 청춘이 들어 있습니다. 경기도 시흥시, 안산시, 화성시에 둘러싸여 있는 거대한 시화호. 1987년 시화방조제가 착공되고 1994년 완공되면서 만들어진 인공호수를 세월의 뒤안길에 서서 이제야 처음 와보는 미지의 땅. 아직도 두 발로 씩씩하게 걸어 다닐 수 있음에 감사하며 타워로 향합니다.
대부도 방아머리 음식문화거리 안내도 간판에는 오로지 칼국수집이 즐비합니다. 칼국수 싫어하는 나에게는
'엇? 큰일이다. 대부도에 가면 칼국수만 있나? 그럼 통과?'
이런 단순 머리 가졌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25층 달전망대에 올랐습니다.
한눈에 바라보이는 서해 바다와 조력발전소 모습
이루나 카페엔 사람들로 북적이고, 우린 전망대를 돌면서 관광합니다.
전망대 위 29층 높이에서 내려다본 바깥 풍경, 창문이 지저분해서 사진도 덩달아 지저분...
으아,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는 곳을 통과합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곧 떨어질 것 같은 아찔함이란!
떨어질까 봐 한 발을 조심스레 슬쩍 디뎌봅니다. 속으로 덜덜.... '왜 떨지? 떨어지지 않게 잘 설계된 건축물인데...'
그래도 덜덜 떨려서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유리바닥에 앉아버렸습니다.
상공 75m 타워 창문 밖으로 안산 9경 중 하나인 시화조력발전소와 서해를 한눈에 보입니다.
투명 유리 아래로 내려다본 육지 모습
카페에서 빵이랑 커피를 마시면 점심을 맛있게 먹을 수 없다는 東의 음식 취향에 맞추어 구경만 하고 지상으로 내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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