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엽수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마로니에(marronier)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별명이 '미스터 마로니에', '마로니에 가수'라고 불렸던 박건 가수가 부른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가사 속에 들어있는 마로니에 노래 덕분이 아닐까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심어진 대부분의 칠엽수(七葉樹) 나무는 일본 칠엽수(Japanese Horse Chestnut , トチノキ)라고 합니다. 대학로에 있는 마로니에 공원도 칠엽수 나무에서 비롯된 이름이라고 합니다.
칠엽수(Aesculus turbinata)는 칠엽수과(Hippocastanaceae)에 속하는 낙엽 활엽 교목으로 수형이 웅대하고 수려합니다.
우리나라 전역의 공원, 정원 등에 심겨져 있는 조경수 칠엽수입니다.
분류 칠엽수과
학명 Aesculus turbinata
칠엽수 꽃
키가 큰 칠엽수 나무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며 꽃사진을 찍었습니다.
꽃이 가지 끝에 원추꽃차례로 피는데 보통 칠엽수 나무 키가 높아 꽃을 자세히 보기 어렵습니다.
칠엽수의 꽃말은 '천재'입니다.
꽃대 한 개에 100~300개의 작은 꽃이 모여 핍니다. 이 꽃송이에는 질이 좋은 꿀이 많아 벌이 수도 없이 모여든다고 해요. 원산지에서는 꿀을 생산하는 밀원식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칠엽수가 국내 대표 밀원 수종인 아까시나무보다 꿀 생산량이 1.7배 많다고 밝혔답니다. 양봉가등 꿀벌농가에서는 가로수 칠엽수가 꽃이 피어나면 더더욱 어여뻐 보이겠습니다.
높은 나뭇가지에서 피어난 꽃송이를 관찰하기 위해 몇 번을 풀쩍 뛰어올라 겨우 한 송이를 꺾었습니다.^^;;
원추꽃차례로 송이송이 피어난 칠엽수꽃, 속눈썹처럼 긴 수술과 흰꽃잎의 붉은 점이 매력이지요?
꽃이 지고 나면 열매가 맺힙니다.
칠엽수 열매
지난날 서울대학교에 갔다가 교정에서 칠엽수 열매를 주운 적이 있었습니다. 땅에 떨어진 열매는 알밤인 줄 착각할 정도입니다. 반질반질 윤나는 알밤 닮은 칠엽수열매라니!
꽃도 수형도 잎도 흡사한 칠엽수와 마로니에, 열매에서 두 식물의 차이를 알 수 있어요. 서양칠엽수인 마로니에 열매에는 가시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시칠엽수라고 합니다. 왼쪽은 가시칠엽수 열매, 오른쪽은 칠엽수 열매입니다.
칠엽수 잎
긴 잎자루 끝에는 손바닥을 펼쳐 놓은 것처럼 일곱 개의 잎이 달려 있습니다. 이 모습에서 ‘칠엽수’란 이름이 생겼습니다. 가운데 잎이 가장 크고 옆으로 갈수록 점점 작아져 둥글게 모여 있습니다. 길이는 어른 손으로 한 뼘 반, 너비는 반 뼘이나 되는 큰 잎입니다. 가을에 노랗게 단풍 들면 멋있습니다. 낙엽 치우기는 고역이겠지요?
나무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본 잎 모습도 매력적입니다.
칠엽수 나무
칠엽수는 둘레가 두 아름 정도로 크게 자랍니다. 나무속은 연한 황갈색으로 가볍고 부드럽습니다. 작은 물관이 다른 나무보다 훨씬 많다고 해요.
우리나라에 마로니에가 들어온 것은 20세기 초 네덜란드 공사가 고종에게 선물한 것을 덕수궁 뒤편에 심은 것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수영장 오가며 늘 승용차를 타고 지나다니는 한길가에 이렇게 큰 칠엽수나무가 자라고 있는 줄 처음 알았습니다. 따스한 봄날의 햇살을 만끽하고자 창문을 열며 바깥을 바라보다가 우연히 발견하였습니다. 차를 세우고 사진 찍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긴 글을 썼습니다.^^
참고
박건의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루~~ 루~~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눈물 속에 봄비가 흘러내리듯
임자 잃은 술잔에 어리는 그 얼굴
아 청춘도 사랑도 다 마셔 버렸네
그 길에 마로니에 잎이 지던 날
루~~ 루~~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바람이 불고 낙엽이 지듯이
덧 없이 사라진 다정한 그 목소리
아 청춘도 사랑도 다 마셔버렸네
그 길에 마로니에 잎이 지던 날
마로니에(신윤미) 칵테일 사랑
마음 울적한 날엔
거리를 걸어보고
향기로운 칵테일에
취해도 보고
한 편의 시가 있는
전시회장도 가고
밤새도록 그리움에
편질 쓰고파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이십일 번
그 음악을 내 귓가에
속삭여 주며
아침 햇살 눈부심에
나를 깨워줄
그럴 연인이 내게 있으면
나는 아직 순수함을
느끼고 싶어
어느 작은 우체국 앞
계단에 앉아
프리지어 꽃향기를
내게 안겨줄
그런 연인을
만나봤으면
마음 울적한 날엔
거리를 걸어보고
향기로운 칵테일에
취해도 보고
한 편의 시가 있는
전시회장도 가고
밤새도록 그리움에
편질 쓰고파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이십일 번
그 음악을
내 귓가에 속삭여주며
아침 햇살 눈부심에
나를 깨워준
그럴 연인이
내게 있으면
나는 아직 순수함을
느끼고 싶어
어느 작은 우체국 앞
계단에 앉아
프리지어 꽃향기를
내게 안겨줄
그런 연인을
만나봤으면
마음 울적한 날엔
거리를 걸어보고
향기로운 칵테일에
취해도 보고
한 편의 시가 있는
전시회장도 가고
밤새도록 그리움에
편질 쓰고파
창밖에는 우울한
비가 내리고 있어
내 마음도
그 비 따라
우울해지네
누가 내게 눈부신
사랑을 가져줄까
이 세상은 나로 인해
아름다운데
마음 울적한 날엔
거리를 걸어보고
향기로운 칵테일에
취해도 보고
한 편의 시가 있는
전시회장도 가고
밤새도록 그리움에
편질 쓰고파
'식물 탐사 Plant Exploration > 정원 수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리수 열매 수확 시기, 효능, 먹는 법, 주의 사항, 꽃말 (16) | 2023.06.02 |
---|---|
다래나무 꽃과 열매, 꽃말, 다래순 나물 (2) | 2023.05.27 |
일본목련 특징, 꽂, 수술과 암술, 잎, 줄기 특징 (6) | 2023.05.13 |
미스김 라일락, 수수꽃다리 - 향기 제조기 식물 (12) | 2023.05.09 |
공조팝나무, 번식하기, 입하 (6) | 2023.05.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