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하나로 마트에 우유와 요플레 등을 사러 갔습니다. 채소류들이 진열되어 있는 곳을 지나다 올라도 너무 오른 것을 보고 깜짝 놀라 가격표를 찍어 보았습니다.
가지 3개 3,000 원
오이 2개 2,700 원
당근 2개 5,000 원
대파 2 뿌리 1,650 원
깐 쪽파 한 줌 7,300 원
영양부추 한 줌 6,200원
그 밖에도 맛없는 주키니 애호박 한 개 1,100원, 양배추 한 포기 4,200원. 이 모두를 다 구입한다면 31,150원입니다.
텃밭에서 자라고 있는 채소들을 생각하니 문득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텃밭에 앉아 땀을 뻘뻘 흘리며 풀을 뽑으면서 가끔씩 자문자답을 합니다.
'돈 주고 사 먹으면 되지, 자청해서 이 짓을 왜 하지?'
'내가 손수 기른 유기농 채소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끔 우리 식구 먹거리를 키우는데, 이런 수고로움 쯤이야 참아야지 '
아침식전에 부추밭, 영양부추 밭에 마사토를 뿌리고 퇴비를 얹어 주었습니다.
식물명 부추
분류 백합과(Liliaceae)
학명 Allium tuberosum Rottler
외국어명 Chinese leek
영양부추입니다. 꽃대가 올라오고 있어요. 참 부추 꽃말은 무한한 슬픔입니다. 왜 무한한 슬픔? 생각해 보니 그 뜻이 부추와 절묘한 꽃말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좀 자라려면 사람들이 싹둑 베어버리고, 또 자라면 베어버리니... 꽃대를 올리려니 부추로 봐선 얼마나 슬프겠어요? 그 슬픔을 참고 올라온 꽃대를 또 싹둑해 버립니다.
베어낸 자리에 마사토를 얹어주었습니다.
참, 경상도에선 부추를 정구지라고 부릅니다. 정구지, 그 뜻이 궁금하지요? 뜻을 알면 부추보다는 정구지로 부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부부간의 정을 오래도록 유지시켜 준다고하여 정구지(精久持)라 합니다.
부추 사이에 난 징그러운 잡초들, 여기서 징그럽다는 것은 풀 제거하는 걸 말합니다.ㅠㅠ
칼로 꽃대 올라온 부추를 베었습니다. 다듬기 귀찮아서 베어낸 부추 한 소쿠리를 과감히 버렸습니다.
독특한 향기와 매운맛은 유화 아릴(diallylsulfide, diallyltrisulfide) 성분에 의한 것이라고 합니다. 부추전을 비롯하여 부추 김치, 부추 샐러드, 나물 요리, 김치, 달걀찜, 부추 달걀 볶음, 명태 부추국 등을 만들 수 있는 만능 채소입니다.
부추 효능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구채(韮菜, 부추)는 성질이 따뜻하고(열하다고도 한다) 맛이 매우면서 약간 시고 독이 없습니다.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위(胃) 속의 열기를 없애며 허약한 것을 보하고 허리와 무릎을 덥게 하는 작용을 합니다. 부추는 가슴속에 있는 궂은 피[惡血]와 체한 것을 없애고 간기를 든든하게 합니다. 즙을 내어 먹거나 김치를 담가 먹어도 좋습니다.
가뭄에도 잘 자라고 있는 부추 사이사이 퇴비를 뿌려주었습니다.
이 무더운 여름날씨에도 텃밭에서 어여쁘게 자라고 있는 채소들이 참 고맙게 느껴집니다. 가격을 따지지 않고 먹고 싶을 때마다 수확하여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도, 아니 내일 죽는다 해도 내손으로 텃밭에 이것저것 심고 가꾸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생활 속의 텃밭 가꾸기 노동은 신선하고도 거룩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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