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손두부 만들기
푸르대 콩 심어서 초록 콩고물 얹은 시루떡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그 귀한 푸르대 콩을 수확하고 보니 시루떡보다 두부를 더 먼저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콩 세 컵을 깨끗이 씻어 12시간 물에 불렸습니다. 몇 시간 간격으로 물을 갈아 주었습니다.
콩 색상이 너무도 곱습니다. 두 번에 걸쳐 가정용 분쇄기에 콩을 넣고 물과 함께 갈았습니다.
보드랍게 잘 갈아졌습니다.
결이 고운 씨아 주머니에 콩물을 붓고 짭니다.
수동으로 짜는 짤순이입니다.
대충 짭니다. 이유는 비지도 활용하려고요. 꼭 짜면 비지가 맛이 없기 때문입니다.
중불로 맞추고 나무 주걱으로 천천히, 끊임없이 저어줍니다. 한 방향으로요.
부글부글 끓어오르면 재빨리 찬물을 조금 붓고 끓을 때까지 또 저어줍니다.
다시 끓을 때 가스불을 끕니다. 거품이 많이 생겨 주걱으로 걷어내었습니다.
걷어낸 거품입니다. 거품을 걷어내어야 두부가 매끄럽게 만들어진대요.
계량컵에 미리 따뤄놓은 간수입니다. 천일염에서 빠져나온 것을 유리병에 받아 두었다가 두부 만들 때 활용합니다.
한 김이 나가고 나면 간수 50ml를 천천히 붓습니다.
나무주걱으로 천천히 대 여섯 번 휘저어 줍니다. 한 방향으로 요. 몽글몽글 아주 잘 엉키었습니다.
순두부
두부를 만들기 전에 한 그릇 떠놓습니다.
이게 바로 순두부입니다.
물을 따루어 내고 그릇에 담았습니다.
양념간장을 얹어 먹으면 건강 영양 간식입니다.
비지 시래기찜
콩을 갈아 씨아 주머니에 짜고 남은 찌꺼기가 바로 비지입니다. 비지로 시래기찜을 만들었습니다.
1. 잘 삶아놓은 시래기를 깨끗이 씻어 2센티미터 크기로 자릅니다.
2. 시래기에 된장 한 큰술을 넣고 조물조물 무칩니다.
3. 시래기 위에 비지를 적당히 올리고 재료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습니다. 대파, 표고버섯 가루를 넣습니다.
4.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새우젓으로 간을 합니다.
점심때도 한 그릇, 저녁에도 한 그릇 먹었습니다. 그래도 질리지 않습니다. 콩부터 시래기까지 자급자족한 것이니 어찌 맛이 좋지 않겠습니까?^^
수제 손두부
이십 여년전에 손두부 두어 번 만들어보았어요. 한 번을 성공하고 한 번은 실패를 해서 다시는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수십 년 지나 다시 만들어보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앞으로 자주 만들어 먹어야겠어요.
두부틀이 없어 보자기를 동그랗게 말아놓고 그 위에 물 한 그릇을 받아 얹어 두었습니다.
한 시간 뒤, 보자기를 풀어보니 단단한 두부로 변신되어 있었습니다.
두부 한 모 중 1/3을 썰어서 접시에 담았습니다.
생두부 맛이요?
푸르대콩으로 만들어서 파르스름한 두부, 색상도 먹음직했지만 직접 만든 수제 손두부맛은 별 다섯 개 ★ ★ ★ ★ ★ 거뜬히 줍니다. 물렁하고 물이 많이 생기는 시판 두부와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습니다.
그런데요.
東이 이렇게 초를 쳐주었습니다. ㅠㅠ
"오천 원 주면 두부 한 모 사지 않냐? 왜 그리 고생을?"
'으이그, 내가 왜 두부를 만드려고 했지?'
나 자신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콩 농사 지었으니 콩으로 두부 만들어 본 것이지, 맛이 좋으니 콩을 사서라도 직접 만들어 먹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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