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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탐사 rural exploration/자급 자족

샤인머스캣 수확, 청포도 추억, 포도 스무디

by Asparagus 2025.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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켐벨포도 수확하느라 샤인머스캣 수확시기를 놓쳐 버렸습니다.

포도봉지에 싸여 있으니 속을 들여다볼 수도 없고, 그냥 다 따버렸습니다. 봉지 속 포도는 어떤 모습일까요? 아깝게도 샤인머스캣은 너무 익어 초록색알갱이가 연두색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게다가 알맹이가 농익어 떨어진 것도 있었습니다.

그나마 먹을만한 것은 스무 송이 정도인 걸로 만족했습니다.

때깔 좋고 포도알도 굵은 시중 샤인머스캣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단 한 가지 믿을 수 있는 것은 약을 치지 않은 무공해 식품이라는 것...

청포도를 보면 학창 시절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여름방학이면 엄마랑 외가에 갔습니다. 엄마는 외가 이웃 마을에 살고 있는 엄마고모님(외고모할머니) 집에도 꼭 들리셨습니다. 과수원을 하는 외고모할머니 집에는 양도 몇 마리 키우고 있어 양젖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양젖도 신기했지만 무엇보다도 과수원 한쪽엔 청포도나무가 있었습니다. 여름방학이면 청포도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좋았는지... 청포도를 먹으면 학교에서 배웠던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 시가 절로 떠올랐습니다.

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수건을 마련해두렴.

샤인머스켓이라는 포도 품종이 나오고부터 청포도라는 말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그 옛날처럼 청포도라고 하면 참으로 더 낭만적이지 않는가요?

볼 품 없는 샤인머스캣 알갱이를 일일이 떼어 우유를 조금  붓고, 포도 스무디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샤인머스캣 스무디가 의외로 상큼하니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내년에는 밑거름을 많이 주고 가지치기에도 더 신경 써야겠습니다. 포도 봉지도 미리 잘 씌우고, 사랑을 주면 올해보다는 품질 좋은 포도를 만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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