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감나무를 소개할게요.
지금으로부터 십 칠년전인 1996년도 가을이었어요. 단감을 먹는데 무슨 감씨가 그리도 큼지막하든지...
버리려다가 베란다 화분에 심었습니다. 그리곤 까마득히 잊어버렸겠지요?
이듬해 봄, 화분에서 감씨 싹이 돋아나 자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싹 튼 것이 너무도 신기했던 그 감나무, 어찌된 일인지 일년생 감나무 잎이 그렇게 큰 것을 처음 보았습니다. 보통 감잎의 세 배 정도나 되는...
이듬해도, 그 이듬해도 감나무 잎은 크기가 대형입니다. 잎 한 장 뜯어서 제 얼굴을 가리고도 남을 정도였어요. 화분 속에서 키도 쑥쑥 자라 올라 몇 년이 안가서 아파트 베란다 천정을 뚫을 기세였습니다.
이렇게 우여곡절로 키운 감나무를 드디어 2009년도 봄에 집 뒷동산으로 옮겨심었습니다.
새순으로 끓인 감잎차입니다.
다른 나무들보다 늦게 깨어나 이제 막 기지개 켜는 모습입니다.
이 감잎이 다 자라면 제 얼굴을 덮고도 남을 정도로 대형이 되는 겁니다. 보통 감나무와 달라서 보면 볼수록 신기한 감나무여요.
나무 키를 키우지 않으려고 새순을 잘랐습니다.
십 칠년이나 자랐으면서 한번도 꽃을 보여주지않는 감나무. 감꽃은 언제 보여 주려는지 감나무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해마다 새순을 잘라 먹어서 화가 난 것인지...
감나무 키를 키우지 않기 위해 잘랐던 새순으로 감잎차를 끓였습니다.
감씨 하나 심어서 새순 감잎차 맛보는 것도 십 몇 년째가 되네요?
5월에서 6월 사이 감잎이 다 자라면 따서 감잎차를 만들면 겨울철 비타민 C 보충 차로 그만입니다. 올해도 감꽃을 보여줄 기미가 없으니 감잎차나 또 만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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