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1일 수요일 날씨 맑음
아침 먹고 나서 東에게 오전에 걷기 운동을 하자고 했더니 청주 가자고 한다.
"아니? 갑자기 가자고요? 남의 집 방문 하려면 준비해서 가야되잖아요?"
"그래도 오늘 갔다 오지 뭐. 다음 주엔 또 시간 없잖아?"
"그럼, 얼른 다녀올까요?"
점심을 먹고 청주로 출발했다. 2021년 12월에 청주에 있는 한국도자기 아울렛 매장을 한번 방문한 적이 있어 가는 길이 눈에 익었다.
여련화님이 살고 있는 서당골로 들어가는 마을 입구
대문을 못 찾아 뒷담장으로 갔더니 여련화님 남편분이 마중 나오셨다.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시는 모습이 청년 같다. 우리나라 공예 명인님이시다.
야산으로 둘러싸인 언덕에 주택이 자리 잡았다. 풍수에 문외한이지만 엄마 품에 쌓여있는 듯한 금계포란 형의 포근한 길지(吉地 풍수지리에서, 후손에게 복되고 경사스러운 일이 생긴다는 집터)로 보인다.
전원주택 터가 어마무시하다, 저 아래 빨간 차가 주차된 곳까지가 여련화님 터이다. 터가 아무리 넓어도 그렇지 동네 주민을 위해 공용 주자창을 무려 200평이나 내어 놓다니... 통 큰 기부에 절로 고개 숙여진다.
담 너머 보이는 하얀 집은 큰 따님집, 그 아래 붙은 집은 작은 따님 집이라고 한다. 두 따님들을 곁에 끼고 살다니, 더더욱 놀랍다. 잘 손질된 소나무들과 넓은 잔디 마당, 만물이 깨어나는 봄날이면 장관이겠다.
여련화님이 아기 소나무 때부터 키웠다는 이십여 년 된 소나무 두 그루가 멋있게 자라고 있다. 아마도 한 그루는 여련화, 또 한 그루는 명인님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이층 탑 가로등도 멋있다.
남의 집 첫 방문인데도 돌 의자에 앉아 이렇게 환한 웃음이 절로 나오게 하는 비법은? 바로 행복이 묻어나는 정원이기 때문이리라.
집안으로 들어서니 소파엔 이런 잡곡들로 온통 어질러져(?) 있다.
이 잡곡들의 정체는 바로?
아래 링크한 글 클릭해 보세요.^^
정월 대보름-오곡 잡곡과 찹쌀, 스네이크우드(snakewood) 선물 받다 (tistory.com)
따뜻한 차를 준비해 놓으셨다.
명인님이 만드신 멋진 미니 다과 탁자 1
명인님이 만드신 멋진 미니 다과 탁자 2
명인님이 만드신 멋진 한방차 숟가락들
명인님이 만드신 멋진 차통
향긋한 메리골드 차를 거푸 마셨다.
명인님이 만드신 멋진 조각품에 빠져 들다.
이 컴컴한 곳은 바로 손수 지으셨다는 황토 토굴이다.
짓기까지의 대단한 과정을 품은 황토토굴- 다음에 다시 자세히 들어야겠다.
얼마나 따뜻한지 온 영혼이 다 녹아내렸다. 저녁 먹고 가라 하셨지만 캄캄한 밤중에 길 나서는 것이 힘든다는 東의 의견을 존중하여 토굴엔 30분만 머물고 일어섰다.
꿈같은 청주 방문을 마치고 행복을 가득 담아 집으로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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