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7일 수요일 맑음
여주 신륵사 관람
여주에 도착하자 곧장 숙소 일성 리조트로 갔습니다. 숙박할 방을 확인하고, 짐을 풀어놓았습니다. 남한강 전망이 잘 보이는 11층이었습니다. 여주 남한강변 신륵사 가는 길에 우리 일행을 데려다주고 東은 집으로 갔습니다. 남한강을 따라 신륵사 가는 길은 고즈넉하고 운치가 있습니다. 네 명이서 이야기꽃을 피우며 걸으니 우리가 마치 소녀시대로 되돌아간 듯하였습니다.
신륵사 대웅전입니다. 초파일을 앞두고 달아둔 알록달록한 등이 참으로 화려합니다. 신륵사는 신라 진평왕 때 원효(元曉)가 창건하였다고 하나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절이름을 ‘신륵’이라고 한 데는 미륵(彌勒) 또는 왕사 나옹(懶翁)이 신기한 굴레로 용마(龍馬)를 막았다는 전설에 의한 것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대웅전을 지나 저 멀리 새하얀 등을 단 건물이 보입니다. 바로 명부전 또는 지장전이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명부란 죽은 사람이 사후에 가게 되는 세계라고 합니다. 흰색은 깔끔한 색이자 죽음을 상징하는 색입니다. 이 세상을 떠나신 분들을 위한 등을 달아둔 것이라고 합니다.
신륵사 삼층 석탑이 있는 곳으로 가는 도중 만난 초미니 돌탑입니다. 길바닥에 떨어진 조그마한 잡석들을 주어 초미니 돌탑을 쌓아놓았습니다. 사람들은 돌만 보면 이렇게 쌓으며 맘 속으로 소원을 빌어요. 그 소원들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아참, 혜숙이 심심하겠다. 그만 가자."
흘러가는 남한강물을 바라보며 한 시간 수다 떨다 벌떡 일어났습니다.
신륵사 절의 동쪽 강변 바위 위에 있는 삼층석탑에서 한 컷 찍었습니다. 신륵사 입구에서 맨발 걷기 좋은 장소라며 혼자 걷는다던 혜숙이가 우리를 찾아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혼자 한 시간 맨발 걷기를 했어. 너희들 나 버리고 갔나 싶어 찾아오는 중이야."
"ㅎㅎ 그럴 걸 그랬지? 얼른 발 씻고 신발 신어."
땅 속에서 솟아나는 물을 먹는 옹달샘에서 발을 닦고 신발 신는 혜숙과 함께 우리 일행은 근처에 있는 곤드레밥을 하는 식당엘 갔습니다.
상호 이름이 '산너머 남촌'입니다. 가마솥 곤드레 정식 일 인분 13,000원.
곤드레는 섬유소가 많아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고 합니다.
딱히 크게 맛있게 느껴지는 것이 별로 없는 가짓수만 많은 반찬입니다.
곤드레 나물을 올려서 지은 돌솥밥을 비벼 먹으며 지난 사 년간 지내온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고, 숙소까지 걸어갔습니다. 음식점에서 택시를 부르려고 주인에게 물으니 택시가 없다는 겁니다.
"어떻게 걸어가지?"
음식점 바깥에 있는 남자분에게 다시 택시는 어디에서 타면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거기 가려면 택시가 필요 없어요. 저 한길로 죽 걸어가면 3분이면 일성 콘도가 보일 겁니다."
"정말요?"
죽 걸어가니 횡단보도가 보이고 다시 왼편으로 조금 걸으니 진짜 거짓말처럼 숙소가 보였습니다. 천천히 걸어간 덕분 3분 아닌 10분 걸렸습니다.
각자 세수하고 거실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내가 집에서 가져온 옥수수 중 일부분과 쑥인절미 한 덩이를 콩고물과 함께 쟁반에 담아서 간식으로 먹었습니다.
지난해 직접 농사 지어 수확한 미니 옥수수, 가을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쪄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옥수수 맛은 완
전 무無맛입니다. 이런 옥수수맛은 처음 본다며 인기가 시들...ㅠㅠ 여행 떠나기 전날 오후 다섯 시에 부랴부랴 쑥을 뜯어서, 찹쌀밥을 지어 나무 방망이로 찧어 만든 쑥인절미도 인기 시들... 떡 만들 때 소금을 좀 더 넣고 설탕도 넣을 걸.... 나는 천연 맛에 길들여져서 무無맛으로 먹으니 친구들도 내 입맛과 같은 줄...ㅠㅠ
내가 가지고 간 용과 차도 난생처음 먹어본다며 고개를 갸우뚱하며 마셨습니다. 친구들을 잘 먹이고 싶은 마음에 양을 너무 많이 넣어서 그만 맛을 버려 놓았거든요. ㅎㅎ
거실에 앉아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꽃을 피우다 밤 12시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참, 쑥 뜯은 장소는 우리 단지 내에 있는 산 허리 아래 골프연습장 한 귀퉁이입니다. 이곳은 한 번도 농약에 노출되지 않은 천혜의 쑥 뜯는 장소입니다. 단지 내 몇몇 사람만이 해마다 쑥을 경쟁하며 뜯습니다. 이런 청정 쑥을 먹기 위해 내 나름 개발한 것이 바로 내가 직접 만들어 먹는 쑥인절미였습니다.^^
쑥떡, 나만의 비법으로 만드는 쑥인절미, 링크한 것 클릭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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