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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탐사 culinary exploration/요리 시간

2023년 장 담그기 좋은 날, 정월장, 이월장, 삼월장(말날, 손 없는 날)

by Asparagus 2023.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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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24일 화요일 맑음
벼르고 별렀던 정월장 담그는 날입니다. 새벽에 온도계가 영하 19도를 찍었습니다.

설날 연휴에 집에 왔던 아들이
"엄마, 꼭 설날 연휴 중에 장을 담아야 돼요? 그날 상당히 춥다고 하던데 이월달에 담으면 안 되어요?"
"응, 정월 첫 말날 담아야 장맛이 좋대, 그래서 이번엔 서울 못 가겠네? 너희들끼리 아파트에 가?"
아들을 보내고 정월장을 담았습니다.
지난 11월에 농사지은 콩으로 직접 만든 메주를 한 달간 이불 덮어 주방에서 띄운 후, 그저께 꺼내어 씻고 다시 말려두었더랬어요.
<집에서 직접 메주 쑤기, 절대 어렵지 않습니다.-클릭해 보세요.>

 

쥐눈이콩으로 메주 쑤기, 만들기

친정 올케가 전화로 그저께 압력솥에 메주콩을 삶다가 죽을 뻔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압력솥 뚜껑이 튀어 속에 든 내용물이 온 집안 벽과 천장에 달라붙어 밤새 청소했다나요. 그래도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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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 매달기는 이렇게 합니다. 클릭해 보세요>

 

메주 매달기

하루에 콩을 한되씩 큰솥에 삶아 사흘에 걸쳐 메주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으로 메주 만드는 두려움도 있지만 우리 내외가 먹으면 얼마나 먹겠습니까? 콩 두 되반으로 만든 메주를 처마 아래에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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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날 장 담기

음력 정월 첫째 오일(午日)을 `말날'이라고 합니다. 첫 말날에 장을 담그면 장맛이 달고 좋다는 속설이 널리 퍼져 있어서 장 담는 날은 설 쉬고 처음 맞이하는 말날에 주로 담았습니다. 말날에 장을 담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이유로는 말날에는 말이 좋아하는 콩으로 장을 담그기 때문에 장맛이 좋다고 하는 설이 있고요. 두 번째 이유로는 맛이 좋은 장 빛깔은 말의 핏빛처럼 진하기 때문이래요.

사정 상 정월에 장을 담그지 않으면 3월에 담그는데 이때도 말날에 담가야 맛이 좋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손 없는 날, 즉 9일과 10일 날 담으면 장 담는데 탈이 나기 않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장 담그는 날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장을 한번 담으면 일 년 내내 기본 밑반찬이 되기 때문입니다. 장맛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재료로 반찬을 만들어도 맛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 미신 같은 이야기를 현대에도 고수하는 것입니다.

띄운 메주

메주콩 반 되, 쥐눈이콩 한 되, 선비콩 한 되를 쑤어 만든 메주입니다.

메주 씻기

흰 곰팡이가 깨끗하게 잘 피어났습니다. 콩을 띄웠을 때 붉은 곰팡이가 보인다면 먹을 수 없다고 버려야 한답니다. 메주콩으로 메주를 쑤어 장을 담는 것이 정석입니다만, 쥐눈이콩으로도 담근 된장을 먹어본 적 있습니다. 맛이 정말 좋았어요. 그래서 저도 쥐눈이콩과 선비콩으로 메주를 쑤어본 것입니다. 된장 색상은 어둡겠지만 맛은 더 좋을 것을 기대하며 첫 실험해 봅니다.

메주 말리기

솔로 메주 겉을 깨끗이 씻고 다시 말렸습니다.

엊저녁에 소금 2,800 그램을 8리터 생수물에 녹여 놓았습니다. 나중 장독에 메주를 다 넣고 나서 소금을 메주 위에 뿌리려고 200그램은 남겨 놓았습니다.
아침에 뒷동산에 심어놓은 엄나무와 오가피나무 가지를 잘라와서 한솥 달였습니다. 중불에서 두 시간을 달였어요.
엄나무와 오가피 달인 물은 4리터 생수병에 담아 물 정량을 맞추었습니다.

여기서 된장 담그기의 비율은?(여긴 중부지방입니다. 지방과 담는 시기에 따라 비율이 다릅니다. 참고만 하세요.)
메주 3킬로그램, 소금 3킬로그램, 물 12리터가 장 담그기의 적합 배율입니다. 즉 메주:소금:물 = 1:1:4로 맞추면 됩니다.
저지난해 장담그기를 참고했습니다. (클릭해 보세요)
2020년 음력 정월장 담그기 - 엄나무 된장, 간장 (tistory.com)

 

2020년 음력 정월장 담그기 - 엄나무 된장, 간장

2020년 1월 28일 화요일 맑음 설 명절 연휴가 끝난 그 다음날이 바로 1월 28일, 음력으로 정월 초나흘 첫말날입니다. 일 년에 한번 담는 된장, 간장은 음력 정월에 담으면 가장 맛이 좋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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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나무&#44; 오갈피나무 삶기
엄나무와 오가피를 찜기 솥에 넣고 중불로 두 시간 달였습니다.

장 담그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금양입니다. 달걀을 소금물에 띄워서 500원 크기 정도가 적당하다고 하지만 보메를 이용하면 더 정확합니다. (보메란? 액체의 비중을 나타내는 단위의 하나입니다. 보메(baumé) 비중계를 액체에 띄웠을 때 눈금의 수치로 나타낸 것을 말합니다.)

보메(baum&eacute;) 비중계
보메
보메(baum&eacute;) 비중계
보메
염도계 사용 방법
보메

염도계 사용 방법-소금을 완전히 녹인 물에 당해 지역에 맞는 염도계 눈금만 맞추면 됩니다. 그다음 메주를 띄웁니다.

숯
장 항아리에 띄울 참숯
고추와 대추
장 항아리에 띄울 고추와 대추

장 항아리에 고추와 대추, 참숯을 띄우는 것은 선조들의 삶의 방식입니다. 마른 붉은 고추는 액운을 막아주며 방부제 역할을 하고, 참숯은 불순물을 흡수하는 역할, 대추는 장맛을 달달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씨간장은 장 발효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다 담고나서 짚을 두르는 이유는 잡귀가 붙지 말아라 하는 뜻입니다. 좋은 게 좋다고 이런 전통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나갈 것입니다. 대추와 고추는 주로 홀수를 넣는대요.

가스불에 숯 불 붙이기

가스레인지에 참숯을 올려 불을 잠시 붙였다가 장독에 넣었습니다. 준비해 놓은 붉은 고추와 대추도 넣은 후, 메주가 뜨지 않도록 조릿대로 지지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씨간장 500ml를 넣어주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장을 담그기 시작한 해는 2003년도였습니다. 처음 담았던 장이 참으로 맛 좋았습니다. 몇 백년 이어오는 종가집의 씨간장 연륜에 비할 바 못되지만, 나 혼자 처음 만든 그 간장을 씨간장으로 한지 어언 20년이라니 스스로도 감회가 새롭습니다. 며느리를 맞이하게 된다면 이 씨간장을 꼭 전수해 주고 싶습니다.

된장 담기 마무리
첫 사흘은 단지 뚜껑 덮기

앞으로 며칠간은 영하 19도를 오르내린다 해서 장독 뚜껑을 덮었습니다. 따뜻한 봄 되면 유리로 된 장독 뚜껑을 덮어주면 됩니다. 장 담는 독은 해마다 장독으로만 사용합니다.

유리 뚜껑 덮어주기

조그마한 장독에 메주 3킬로그램, 소금 3킬로그램, 물 12리터(생수병 6통)를 넣어서 장을 다 담고 나니 앞으로 이년 장 담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 온 마음이 다 포근합니다.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 장 담그기를 했으니 마음이 더 뿌듯합니다.

이제 소금물이 메주에 잘 스며들고 발효가 되기 만을 기다리면 됩니다. 된장과 간장 가르는 시기는 장 담은 날로부터 70일에서 80일 정도입니다. 양력 1월 24일 날 담았으니 양력 4월 초순경에 장을 가르면 됩니다. 장 가르는 시기를 달력에 표시해 두면 되지요.
* 올해 메주와 간장 가르기 하는 날장 담근 후 만 72일 되는 4월 6일(윤 2월 16일) 말날입니다.


사족 하나
장 담는 날은 몸을 정갈히 해야 한다는 친정 엄마 말씀대로 장 담그기 전에 목욕부터 했습니다. 옷을 새것으로 갈아입고 주방과 마당에 있는 장독대를 왔다 갔다 하며 장 담그기를 마쳤는데,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는 남편은 아무 소리를 않는 겁니다. 옆구리 찔렀어요.
"나에게 뭐 할 말 없어요?"
묵묵부답, 다시 물었어요.
"아니, 지금까지 장 담고 들어 왔는데 할 말 없어요?"
"응? 장을 뭐 하러 담노?"
남편 이 말속에는
'힘들게 왜 담냐? 사 먹으면 될 것을...'
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설 전날, 곰탕을 끓이려고 우족과 사골을 구입하였더니
"그걸 굳이 왜 사서 끓이려고 하냐? 끓여 놓은 봉지를 사면 되지."
이렇게 말해서 제 속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거든요.

아후~~
"추운데 수고했다."
이 한 마디면 될 것을...
나도 언젠가 힘이 빠지면 담으라고 해도 사 먹을 날 오겠지요? 그땐 기력 빠진 나 자신이 얼마나 서글플까요?
'아이고, 남의 편아, 김장할 때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입은 두었다 어디에 쓰냐고?'

<참고>
2023년 장 담그기 좋은 날 ㅡ말날은 어느 날? 양력 달력에서 찾기

정월달(1월)

1월 24일이 말날입니다.

2월달(음력 1월과 2월)

2월 달력에서 음력 정월 말날은 양력 2월 5일입니다. 그날은 정월 대보름이기도 합니다.
그다음 음력 정월 말날은 양력으로 2월 17일입니다.

3월달(음력 2월과 윤2월)

양력 3월 1일은 음력 2월 10일인 첫말날입니다. 양력 3월 13일은 음력 2월 22일인 두 번째 말날입니다. 양력 3월 25일은 음력 윤 2월 4일인 첫 번째 말날입니다.

양력 4월(음력 윤2월과 3월)

양력 4월 6일 한식날이 음력 윤 2월 16일 말날입니다. 양력 4월 18일이 음력 윤 2월 28일인 말날입니다. 양력 4월 30일이 음력 3월 11일 말날입니다.

드디어 장 담은 지 72일 후, 장 가르기를 하였습니다. 클릭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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